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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4 교토 여행 마지막 날 2
  2. 2010.10.04 우리 반 아이들 3
  3. 2010.10.01 이범희 선생님 강연 메모 4
  4. 2010.09.30 교토 여행 셋째 날
  5. 2010.09.29 [연수광고] 영화와 드라마로 읽는 여성주의 쟁점
  6. 2010.09.26 교토 여행 둘째 날 3
  7. 2010.09.26 교토 여행 첫 날
  8. 2010.09.19 교토
  9. 2010.09.16 4
  10. 2010.09.14 고마운 아이들



윤동주가 다녔다는 동지사대학의 윤동주 시비
찾지 못해 쩔쩔매고 있었는데 윤동주를 좋아한다는 동지사대학 학생이 데려다 주었다.



동지사 대학 맞은 편의 일본 왕궁.




일본 전통 차와 종이를 파는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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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시험이 끝나고 종례를 하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교실에 우우 여기저기 몰려 있는 아이들 가운데서 흑흑 우는 소리가 난다.
"얘, 누가 우니?"
"선생님 ㅇ이 울어요~"
아이고 울긴 왜 울어 ㅇ 왜 울어? 밀려썼어? 계산 틀렸어? 하고 쪼르르 갔는데
애들이 옆에서 선생님 ㅇ은 수학 공부만 죽어라 했어요, 한다. 
아~ 공부 너무 열심히 했는데 성적 안 나와서 우는거야? 했더니 울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아이구 속상하겠네 주저리 주저리 어쩌구 저쩌구 ㅇ아 너무 좌절하지 말구 맘 크게 먹어야 돼~
하고 돌아섰는데 

교실 저 편에 혼자 서 있던 한 아이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서서 나를 부른다.
선생님
응?
선생님 저요...
응? (집이 어려운 아이라 집에 무슨 일 생겼나 하고 가슴이 덜컥, 그런데)
저도 시험 못 봤어요......
아이구 어쩌나 하면서 꼭 안아주었는데 아이 몸이 들썩들썩한다.
우는 아이 눈을 들여다보면서 괜찮아, 별일 아니야, 잊어버리구 다음 거 준비해야돼, 하는데
여기저기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이들부터
허탈한 표정으로 어깨를 늘어뜨리고, 선생님 전 눈물도 안 나와요, 하는 애까지
수학이 뭐길래 교실이 이렇게 초토화가 되었나 싶어서 속상하기도 하면서
그런데 또 사실 이 상황이 좀 우습기도 하고 
아이들이 귀엽기도 해서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한 삼십 분이 지나고 집에 갈 아이들은 가고 남을 아이들은 남아서 교탁을 뺑 둘러쌌다.
ㅇ은 아직도 조금씩 눈물이 나는 모양.
나는 본격적으로 "좌절 금지"를 주제로 썰을 풀고 있는데
갑자기 ㅇ이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빵, 터뜨린다.
"저 '아 맛있다' 뺐겼단 말이에요!"
눈이 똥그래진 나. 
그게 무슨 소리야?
그랬더니 옆에서 ㅇ의 친구들이 본격적으로 설명시작.

내용인즉슨
ㅇ은 같은 우리반이면서 같은 동네 사는 ㄱ과 수학 학원을 함께 다니는데
ㅇ이 요즘 학원의 수학샘을 짝사랑 중. (수학 공부만 한 이유도 이것임.)
요즘 광고에서 신민아가 한다는 "아 맛있다"를 수학샘 앞에서 신민아와 똑같이 해서 예쁘게 보이고 싶었는데
그래서 연습도 백번 넘게 했는데 (영상 통화로 아이들한테 똑같다고 인정도 받았는데)
그만 학원에서 ㄱ이 먼저 해버렸단다. 
질문도 준비해갔는데 ㄱ이 질문을 많이 해서 자기는 학원 샘이랑 이야기도 못하고
시험도 ㄱ이 더 잘봐서 너무 분통이 터졌단다.  

ㅇ이 "어제는 둘이 하이파이브 하는데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단 말이에요!"
하면서 본격적으로 꺼이꺼이 우는데 
나는 허리가 꺾이도록 까르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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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교육의 현실에 대하여
"경기도 동탄의 한 고등학교는 현재 강제 야자를 새벽 한시까지 실시하고 있다."
"해외 유학 유행이라고 하지만, 우리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중도탈락하는 비율이 45%다. 
 참고로 평균 중도탈락률은 23%정도 된다."
"교실 붕괴는 교무실 붕괴에서 시작된 것 같다. 
 입시철에 홍보 다니던 아는 전문대 교수 한 명 왈, 
 교무실에 들어가도 어떻게 오셨냐고 인사하는 사람 하나 없는 냉랭한 분위기에서 
 다들 컴퓨터만 들여다보고 있더란다."
"강원도의 한 학교는 수능으로 대학 가는 아이가 단 한명도 없는데 매년 보충수업비로는 1억을 쓴다고 한다."
"한 학생이 숙제로 만들어 온 동영상에서 학교의 현실을 꼬집으면서 각 학교의 교육목표들을 모두 찍어왔다.
 교육목표에는 좋은 말만 가득한데 현실은 왜 이러냐고 말하는 그 영상 보면서 너무나 속상했다."

>> 혁신학교라는 쉽지 않은 실험
"현 교장 공모제는 대부분 초빙제로, 정년 연장의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장의 의지가 중요한 혁신학교는 그 의의를 살리기 어려운 상황이고,
신청하는 학교의 대부분이 예산 신청을 목적으로 혁신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어린 백수라는 사진 아시나? 이 사진의 주인공과 같은 아이들이 우리 학교 대부분의 아이들이다. 
입학식 날 장미 한 송이씩 나눠주며 교사 모두가 학생을 한번씩 안아주었는데,
학생마다 담배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힘들었다. 
입학식 끝나고 화장실에 처박혀 있는 꺾어져있는 장미들..."

"혁신학교라고 해서 다 같은 뜻을 가진 교사들이 모인 것도 아니고,
생활지도 방향에 대해서 대여섯 시간씩 논쟁을 벌이는 걸 여러 번 해야했다."
"나머지는 다 교사들 자율에 맡겨놓았지만 두 가지만은 하지 말자고 했다. 
체벌. 그리고 증오적 발언(이를테면 너 부모가 그 따위로 가르쳤어?)"
"의견이 각자 달랐던 교사들이 결국 합의한 벌은 교사와 운동장 함께 뛰기. 
뛰다가 힘들면 걷기도 하고. 그렇게 같이 시간을 보내며 대화도 하고."

"결국 이 시대에 중요한 건 지식을 구성하는 능력이고 일을 기획하는 능력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것을 가르치려고 한다.
수학여행도 열명에서 열다섯명씩 그룹을 지어 2박3일 일정 짜서 기획해서 다녀오도록 했다.
보고하는 날, 아이들이 훌쩍 크는 걸 느꼈다."
"학생총회보다는 소집단 토론활동이 좋더라."
"우리학교 시작종은 유행가다. 요즘은 '나 이런 사람이야'가 나온다.
기자가 취재하러 왔다가 음악이 나오니까 교장 선생님 전화받으시죠, 하더라."
"교사 문화를 자발성 있는 협력 문화로 바꾸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수업이 혁신이 되어야 혁신학교 완성되는 걸거다. 그런데 아직 우리학교는 그건 힘들다."

"두발, 복장 등 규정 다 스스로 정해서 만들게 했다. 물론 자기들이 만든 거라고 다 잘 지키는 건 아니다.
그런데 다 그래가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어렵고 힘들게 가는 길을 가야 교육 바뀐다고 믿는다."
"우리학교는 수요일은 봉사활동의 날이다. 다양한 기관과 MOU 체결해서 전 학생을 봉사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혁신학교에서 무슨 징계를 주냐고 하고  주민들은 혁신학교라더니 깡패학교라고 하고
 교사가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언론에서 혁신학교 교사 엉망이라고 나오고....
 그래도 어제 **일보에서 취재나왔을 때, 또 엉망인 모습만 취재해갈까봐 걱정했는데
 기자가 학생들에게 학교 자랑 좀 해보라고 하니까 학교 잘 안 나오던 아이도 말을 열심히 하더라.
 아이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그리고 강연 후에 가슴을 치게 했던 한 선생님의 질문.
"말씀 들어보니, 그 아이들은 어쨌든 좋은 대학 갈 수 있는 아이들은 아니고,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 아이들에게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을 주고 자기 의견 내세울 수 있는 걸 가르치는 게 과연 그 아이들한테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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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중심으로.
사진은 By Nikon G. 라고 밝혀달라고 카메라 주인이 요구했습니다.^^
(앞의 사진 중 날짜 찍힌 것은 제가 미놀타 똑딱이로 찍은 것이고 나머지는 다 요 니콘 DSLR로 찍은 것)




기요미즈데라의 연인의 돌(?)에서 인연을 맺어준다는 돌 사이를 눈 감고 걸어가는 여자아이와 지켜보는 사람들
빙수집의 서양 사람들
절에서 나온 길에 만난 두 여인
또 두 여인
은각사의 잘 골라진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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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로 읽는 여성주의 쟁점>

 

1. 연수 취지

몇 해 전부터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사회적 화두가 된 만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나 법, 규정의 정비는 논의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의 생존과 진정한 치유에 대해서는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성폭력 사안 뿐만 아니라 올해 ‘낙태 불법화’ 논란에서도 보듯이 여성의 몸을 출산과 재생산을 위한 도구로 볼 뿐 여성 자신의 몸에 대한 자기 결정권과 임신, 출산, 육아, 교육 등 사회적인 문제들은 깊이있게 고민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젠더 의제에서조차 약자의 위치에 있는 성소수자, 청소년의 성, 여성 비정규직, 빈곤의 여성화 등의 사안에 대해서 그간 전교조는 조직 내에서 이야기할 공간을 갖지 못해왔다.
조합원들이 이러한 담론과 사회 현상을 ‘영화’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토론하고 고민할 수 있는 연수 공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주류 상업영화가 아닌 여성 문제를 담은 다양한 영화를 감상하고 감독들과의 대화하고 또 관련한 강의를 들으면서 조직 안의 성평등 의식을 높이고 여성주의에 대한 공감을 넓혀 보고자 한다.

 

2. 연수 개요

1) 연수 주제 : 영화와 드라마로 읽는 여성주의 쟁점
2) 연수 시간 : 2010년 10월 12일~11월 9일 6~9시 - 매주 화요일 3시간(총15시간)
3) 연수 장소 : 전교조 서울지부 9층 교육실(4, 7호선 이수역 7번 출구 승지빌딩)
4)연수 대상 : 전교조 서울지부 조합원 20명 내외
5) 연수 비용 : 39,000원
6) 연수 주최 : 전교조 서울지부 여성위원회

 

3. 연수 프로그램


* 1강    10월 12일(화) 18~21시  성폭력과 피해자의 치유(영화 「놈에게 복수 하는 법」)

최미경 감독

* 2강    10월 19일(화) 18~21시  한국에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재현되는 가족 거들떠보기(‘과속 스캔들’, ‘제빵왕 김탁구’ 등)
            문현아 교수(서울대 강사)

* 3강    10월 26일(화) 18~21시  여성의 몸 - 여성의 임신 출산 결정권(영화 「The Wall」)

유현경 국장(임신출산결정권을위한네트워크)

* 4강    11월 02일(화) 18~21시  성소수자, 십대 이반 이야기(영화 「친구사이?」)

김조광수 감독(청년 필름 대표)

* 5강    11월 09일(화) 18~21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투쟁(영화 「외박」)

김미례 감독

  
장소      전교조 서울지부 9층 교육장  
연수비   39000원  
입금계좌  신한 100-024-842054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록기간   2010.09.25~10.11  
시간         2010. 10. 12 ~ 11. 09 (18:00 ~ 21:00, (매주 화요일))  
신청인원  2(20)  
문의      조진희 010-2703-1915  
연수기관   서울초등남부지회 

 

신청은 여기 http://s-study.eduhope.net/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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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카테고리 없음 2010. 9. 19. 02:15


예쁜 정원도 많겠지
눈이 돌아갈 만큼 멋있는 절도 많겠지
아 얼마나 잘 해놓았을까
맛있는 건 또 얼마나 많을까
신기한 가게도 많을거야
이것저것 사고 싶어지는 것도 많겠지
얼마나 신기한게 많을까

아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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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0. 9. 16. 00:06


맛이 간 하드를 교환받으러 용산에 갔다가,
길을 좀 헤매다가 겨우 대리점을 찾아갔는데,
이미 시간이 지나서 접수도 받을 수 없다고 딱 잘라 거절하는 아저씨의 불친절한 말에
그리고 이미 여러 번 이 하드 때문에 삽질하느라 쌓인 스트레스 때문에
너무너무 화가 나서 몇 걸음 걸어나와서 욕을 한 마디 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어서 벤치에 앉았다.

1 찾아가는 과정에서 고생을 했기 때문에
2 그 곳을 안내해준 수리업체 아가씨가 교환 업무가 마감됐을지도 모른다는 걸 말을 안해줘서
3 하드에 써있던 전화번호에 전화했을 때 다섯시까지만 전화받는다고 하는 걸 들었는데도 갔던 내가 바보같아서
4 그치만 안 가볼수도 없었던 상황이 화가나서 (그들은 전화도 늘 잘 연결도 안 되었었고)
5 어딘가에 이 업체를 마구 까대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곳도 마땅히 없어서

이런 것들이 화의 이유였다.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다가
몸에 힘이 들어간 부분에 공기를 불어넣는다고 생각하고 숨을 좀 쉬어봤다.

그랬더니 눈물이 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막 생각이 이어졌다.
세상에는 정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투성이고
나는 외롭고
나는 너무 힘이 없고
세상은 어찌할 수 없는 폭력 투성이고
이럴 때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등등등.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지난번 용산 왔을 때 백화점에서 산 속옷을 교환할 수 있는지 백화점에 전화를 했다.
백화점은 완전 친절했다.
전화도 바로 받고
연결도 바로 되고
매장 언니는 완전 유쾌했다.
내가 기분이 저 따위였으므로 목소리가 곱게 나갔을리 없는데도,
완전 친절하게 다 찾아봐 준단다.

끊고 나서 생각해 본다.
백화점은 항상 저렇다.
저렇게 교육받겠지.
안 그러면 혼나겠지.
근데 아까 그 직원은 그렇게 불친절한 걸 보니
그런 욕을 먹을만한 인터넷 게시판도 없고 상사도 없나보다.
그 직원의 불친절함이 차라리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다시 조금 내가 좋아졌다.
대리점에서 거절받고 돌아서서 욕을 했을 때는 내가 매우 싫었었다.

집에 와서는 한 시간 정도 걷기를 했다.
또 돌아와서 스트레칭도 했다.

내가 조금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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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식을 먹으러 급식실에 올라갔다.
아이들과 같은 곳에서 밥을 먹는 석식은 늘 조금은 불편하다.
그래서 아예 떨어져서 먹기도 하고, 우리 반 아이들 사이에 껴서 먹기도 하는데,
오늘은 자리가 마땅치 않아 평소 안면이 있던 3학년 아이 둘이 먹고 있는 자리 옆에 앉았다.
한 명은 이름도 알고, 작년에 CA반도 같이 했던 아이(A)고,
한 명은 낯은 익은데 이름을 모르는 아이(B)다.

아이들이 나와 밥을 먹기 위해 찾아낸 공통의 화젯거리는 '남자쌤'이다.
내 옆자리에 앉은 남자 쌤에게 수업을 듣는데 무지 좋단다.
그 쌤에 대해 아는 거 없냐고 나에게 막 물어본다.
사실 난 대화를 몇 번 해본 적도 없는, 별로 친하지 않은 분.
그래서 뭘 말해줄까 하다가, "교회를 열심히 다니시는 분 같다"고 말해준다.
그랬더니 그 이름을 모르는 아이 B가 갑자기 "그럼 나도 그 쌤 다니는 교회 따라가야겠다" 한다.
CA를 같이 했던 아이 A는 "교회를 그렇게 따라가면 어떡해!"하고 면박을 준다.
B는 "왜, 이래봬도 나도 세례까지 받은 사람이야!"한다.

그러더니 B가 갑자기 나에게 말한다.
"쌤, 저 쌤 때문에 세례 받았어요."
"응?!?!?! 무슨 말이야?!?!"
"왜 작년에 고난주간 기도회 때 쌤들 나와서 하루씩 이야기했잖아요, 그 때 쌤도 하셨잖아요. 그 때 이야기 듣고요."
"정말? 나 그 때 하나님 이야기 하나도 안 하고 우리 엄마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는데?!"
"그래도요, 그 때 쌤 이야기 듣고 하나님 믿으면서 사는 게 좋아보인다고 생각했어요.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랬구나"
"네. 그런데 쌤 수업을 한번도 안 들어서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어요."
"세상에. 그랬구나. 말해줘서 고마워. 졸업하기 전에 우리 이렇게 밥 안 먹었음 그 얘기도 못 들었겠네."

그러더니 또 둘이 투닥투닥, 그 선생님 다니시는 교회에 가네마네, 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A가 말한다.
"나는 싫어, 나는 그렇게 남자하는 대로 따라서 하는 수동적인 여성이 아니야."
나는 '수동적인 여성'이라는 이 귀에 익으면서도 생경한 단어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A를 봤다.
"왜요, 쌤, 나 작년에 쌤이랑 CA도 같이 했잖아요. 우리 여성인물탐구반."
"아~ 맞아맞아. 기특해 기특해."

나는 제대로 인사도 주고 받지 못했던 학생이 나의 이야기를 듣고 세례를 받고,
또 그 마음을 말로 나에게 전달해주는 용기를 내고.
일년에 열번도 제대로 모이지 못하는 CA를 통해서,
내가 전달하고자 했던 언어들의 조각들이 학생의 입을 통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마음 속에서 마구 뭔가가 피어올라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이런 시간이 아이들이 졸업하기 전에 나에게, 우리에게 주어져서 너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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