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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04 우리 반 아이들 3
- 2010.10.01 이범희 선생님 강연 메모 4
- 2010.09.30 교토 여행 셋째 날
- 2010.09.29 [연수광고] 영화와 드라마로 읽는 여성주의 쟁점
- 2010.09.26 교토 여행 둘째 날 3
- 2010.09.26 교토 여행 첫 날
- 2010.09.19 교토
- 2010.09.16 화 4
- 2010.09.14 고마운 아이들
"교사 문화를 자발성 있는 협력 문화로 바꾸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와 드라마로 읽는 여성주의 쟁점>
1. 연수 취지
몇 해 전부터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사회적 화두가 된 만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나 법, 규정의 정비는 논의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의 생존과 진정한 치유에 대해서는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성폭력 사안 뿐만 아니라 올해 ‘낙태 불법화’ 논란에서도 보듯이 여성의 몸을 출산과 재생산을 위한 도구로 볼 뿐 여성 자신의 몸에 대한 자기 결정권과 임신, 출산, 육아, 교육 등 사회적인 문제들은 깊이있게 고민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젠더 의제에서조차 약자의 위치에 있는 성소수자, 청소년의 성, 여성 비정규직, 빈곤의 여성화 등의 사안에 대해서 그간 전교조는 조직 내에서 이야기할 공간을 갖지 못해왔다.
조합원들이 이러한 담론과 사회 현상을 ‘영화’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토론하고 고민할 수 있는 연수 공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주류 상업영화가 아닌 여성 문제를 담은 다양한 영화를 감상하고 감독들과의 대화하고 또 관련한 강의를 들으면서 조직 안의 성평등 의식을 높이고 여성주의에 대한 공감을 넓혀 보고자 한다.
2. 연수 개요
1) 연수 주제 : 영화와 드라마로 읽는 여성주의 쟁점
2) 연수 시간 : 2010년 10월 12일~11월 9일 6~9시 - 매주 화요일 3시간(총15시간)
3) 연수 장소 : 전교조 서울지부 9층 교육실(4, 7호선 이수역 7번 출구 승지빌딩)
4)연수 대상 : 전교조 서울지부 조합원 20명 내외
5) 연수 비용 : 39,000원
6) 연수 주최 : 전교조 서울지부 여성위원회
3. 연수 프로그램
* 1강 10월 12일(화) 18~21시 성폭력과 피해자의 치유(영화 「놈에게 복수 하는 법」)
최미경 감독
* 2강 10월 19일(화) 18~21시 한국에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재현되는 가족 거들떠보기(‘과속 스캔들’, ‘제빵왕 김탁구’ 등)
문현아 교수(서울대 강사)
* 3강 10월 26일(화) 18~21시 여성의 몸 - 여성의 임신 출산 결정권(영화 「The Wall」)
유현경 국장(임신출산결정권을위한네트워크)
* 4강 11월 02일(화) 18~21시 성소수자, 십대 이반 이야기(영화 「친구사이?」)
김조광수 감독(청년 필름 대표)
* 5강 11월 09일(화) 18~21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투쟁(영화 「외박」)
김미례 감독
장소 전교조 서울지부 9층 교육장
연수비 39000원
입금계좌 신한 100-024-842054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록기간 2010.09.25~10.11
시간 2010. 10. 12 ~ 11. 09 (18:00 ~ 21:00, (매주 화요일))
신청인원 2(20)
문의 조진희 010-2703-1915
연수기관 서울초등남부지회
예쁜 정원도 많겠지
눈이 돌아갈 만큼 멋있는 절도 많겠지
아 얼마나 잘 해놓았을까
맛있는 건 또 얼마나 많을까
신기한 가게도 많을거야
이것저것 사고 싶어지는 것도 많겠지
얼마나 신기한게 많을까
아 신난다!
맛이 간 하드를 교환받으러 용산에 갔다가,
길을 좀 헤매다가 겨우 대리점을 찾아갔는데,
이미 시간이 지나서 접수도 받을 수 없다고 딱 잘라 거절하는 아저씨의 불친절한 말에
그리고 이미 여러 번 이 하드 때문에 삽질하느라 쌓인 스트레스 때문에
너무너무 화가 나서 몇 걸음 걸어나와서 욕을 한 마디 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어서 벤치에 앉았다.
1 찾아가는 과정에서 고생을 했기 때문에
2 그 곳을 안내해준 수리업체 아가씨가 교환 업무가 마감됐을지도 모른다는 걸 말을 안해줘서
3 하드에 써있던 전화번호에 전화했을 때 다섯시까지만 전화받는다고 하는 걸 들었는데도 갔던 내가 바보같아서
4 그치만 안 가볼수도 없었던 상황이 화가나서 (그들은 전화도 늘 잘 연결도 안 되었었고)
5 어딘가에 이 업체를 마구 까대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곳도 마땅히 없어서
이런 것들이 화의 이유였다.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다가
몸에 힘이 들어간 부분에 공기를 불어넣는다고 생각하고 숨을 좀 쉬어봤다.
그랬더니 눈물이 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막 생각이 이어졌다.
세상에는 정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투성이고
나는 외롭고
나는 너무 힘이 없고
세상은 어찌할 수 없는 폭력 투성이고
이럴 때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등등등.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지난번 용산 왔을 때 백화점에서 산 속옷을 교환할 수 있는지 백화점에 전화를 했다.
백화점은 완전 친절했다.
전화도 바로 받고
연결도 바로 되고
매장 언니는 완전 유쾌했다.
내가 기분이 저 따위였으므로 목소리가 곱게 나갔을리 없는데도,
완전 친절하게 다 찾아봐 준단다.
끊고 나서 생각해 본다.
백화점은 항상 저렇다.
저렇게 교육받겠지.
안 그러면 혼나겠지.
근데 아까 그 직원은 그렇게 불친절한 걸 보니
그런 욕을 먹을만한 인터넷 게시판도 없고 상사도 없나보다.
그 직원의 불친절함이 차라리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다시 조금 내가 좋아졌다.
대리점에서 거절받고 돌아서서 욕을 했을 때는 내가 매우 싫었었다.
집에 와서는 한 시간 정도 걷기를 했다.
또 돌아와서 스트레칭도 했다.
내가 조금 더 좋아졌다.
석식을 먹으러 급식실에 올라갔다.
아이들과 같은 곳에서 밥을 먹는 석식은 늘 조금은 불편하다.
그래서 아예 떨어져서 먹기도 하고, 우리 반 아이들 사이에 껴서 먹기도 하는데,
오늘은 자리가 마땅치 않아 평소 안면이 있던 3학년 아이 둘이 먹고 있는 자리 옆에 앉았다.
한 명은 이름도 알고, 작년에 CA반도 같이 했던 아이(A)고,
한 명은 낯은 익은데 이름을 모르는 아이(B)다.
아이들이 나와 밥을 먹기 위해 찾아낸 공통의 화젯거리는 '남자쌤'이다.
내 옆자리에 앉은 남자 쌤에게 수업을 듣는데 무지 좋단다.
그 쌤에 대해 아는 거 없냐고 나에게 막 물어본다.
사실 난 대화를 몇 번 해본 적도 없는, 별로 친하지 않은 분.
그래서 뭘 말해줄까 하다가, "교회를 열심히 다니시는 분 같다"고 말해준다.
그랬더니 그 이름을 모르는 아이 B가 갑자기 "그럼 나도 그 쌤 다니는 교회 따라가야겠다" 한다.
CA를 같이 했던 아이 A는 "교회를 그렇게 따라가면 어떡해!"하고 면박을 준다.
B는 "왜, 이래봬도 나도 세례까지 받은 사람이야!"한다.
그러더니 B가 갑자기 나에게 말한다.
"쌤, 저 쌤 때문에 세례 받았어요."
"응?!?!?! 무슨 말이야?!?!"
"왜 작년에 고난주간 기도회 때 쌤들 나와서 하루씩 이야기했잖아요, 그 때 쌤도 하셨잖아요. 그 때 이야기 듣고요."
"정말? 나 그 때 하나님 이야기 하나도 안 하고 우리 엄마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는데?!"
"그래도요, 그 때 쌤 이야기 듣고 하나님 믿으면서 사는 게 좋아보인다고 생각했어요.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랬구나"
"네. 그런데 쌤 수업을 한번도 안 들어서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어요."
"세상에. 그랬구나. 말해줘서 고마워. 졸업하기 전에 우리 이렇게 밥 안 먹었음 그 얘기도 못 들었겠네."
그러더니 또 둘이 투닥투닥, 그 선생님 다니시는 교회에 가네마네, 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A가 말한다.
"나는 싫어, 나는 그렇게 남자하는 대로 따라서 하는 수동적인 여성이 아니야."
나는 '수동적인 여성'이라는 이 귀에 익으면서도 생경한 단어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A를 봤다.
"왜요, 쌤, 나 작년에 쌤이랑 CA도 같이 했잖아요. 우리 여성인물탐구반."
"아~ 맞아맞아. 기특해 기특해."
나는 제대로 인사도 주고 받지 못했던 학생이 나의 이야기를 듣고 세례를 받고,
또 그 마음을 말로 나에게 전달해주는 용기를 내고.
일년에 열번도 제대로 모이지 못하는 CA를 통해서,
내가 전달하고자 했던 언어들의 조각들이 학생의 입을 통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마음 속에서 마구 뭔가가 피어올라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이런 시간이 아이들이 졸업하기 전에 나에게, 우리에게 주어져서 너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