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여행 | 9 ARTICLE FOUND

  1. 2011.03.27 동백꽃 찾아 갔던 지심도 여행 1
  2. 2011.02.07 기후와 상상력
  3. 2010.10.17 인천, 골목길 산책 1
  4. 2010.10.04 교토 여행 마지막 날 2
  5. 2010.09.30 교토 여행 셋째 날
  6. 2010.09.26 교토 여행 둘째 날 3
  7. 2010.09.26 교토 여행 첫 날
  8. 2010.08.29 막차를 놓친 터미널에서 2
  9. 2009.09.03 조바심





봄에 이렇게 후두두두둑 피어났다 후두두두둑 떨어져버리는 동백꽃이 좋다. 
지심도는 동백꽃 군락지가 있다는 작고 예쁜 섬이었다.
마음이 갑자게 맞은 친구와 갑자기 다녀왔는데, 이런 여행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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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도 뜨거웠던,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찍은 사진 - 포드 자동차 매장 앞을 유유히 지나는 소.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소와 나 사이의 땅에는, 소가 방금 '푹' 하고 싸고 지나간, 똥이 한 무더기 있다.



겨울이 되어도 즐비한 야자수들, 흙먼지, 이글거리는 태양, 물 속에 가득한 이끼, 화려한 색감의 옷들.
사람들은 가난해 보였지만 표정은 느긋했고 그러면서도 몸매는 날렵했다. 
겨울이 오면 푸른 것들이 한차례 죽음을 맞이한 후에야 다시 태어나는 우리의 기후보다는
이런 뜨거운 기후에서 더 많고 다양한 생명들이 와글거리며 살아가고
또 그보다도 더 다양한 삶의 존재방식들이 공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봤던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영화, '엉클 분미'에서는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세계에 등장하는 일이 공포스럽지 않게 그려지고
산 사람은 죽음을 맞기 위해 자연스레 죽은 사람의 손을 맞잡고 정글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은 생명이 잉태되는 공간과 통해있다.
산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고 나서도 주변 사람들은 슬퍼하지 않으며 
장례 절차를 마친 후 그 주변인들도 영혼과 몸이 분리되는 일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들이 어떤 뚜렷한 서사 없이 전개된다. 

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이 영화 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외부와 단절되지 않고 개방된 주택과 
이파리가 무성한 나무 그늘 밑의 평상에서 한가로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캄보디아에도 있었고 
나는 비로소,
이런 곳에서라면 삶과 죽음에 대한 그런 상상력이 전혀 낯선 것이 아닐 것이고,
또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서사가 가지는 의미가 우리와는 다를 수도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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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반짝이는 맑은 날
인천
바다냄새 섞인 부드러운 바람

맥아더의 귀신들이 지금도 진을 치고 있는 자유공원
전원주택처럼 '작정하고 예쁘게' 지은 집들
100년 동안 사연이 쌓이고 쌓였을 오래된 집들, 골목들, 교회들
'명동백작'이나 '경성스캔들' 같은 드라마에서 튀어나올 법한 오래된 가게들
삐까뻔쩍하지만 텅 비어 있는 아트플랫폼의 이물감
뻥 좀 쳐서 수백명이 먹으려고 줄 서 있던 신포시장 닭강정
스테인드글라스가, 저렇게 예쁜 거였나? 싶었던 답동성당
텅빈 골목과 가로등의 불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움
벽에 붙여진 전단지, 안내문, 간판 하나하나가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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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골목길'의 아름다움을 그린 지식채널E 영상.
'서울, 골목길 풍경'이라는 책도 읽어보고,
삼선동, 한남동, 이태원동, 북아현동, 서계동,,,, 하는 동네들도 다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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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다녔다는 동지사대학의 윤동주 시비
찾지 못해 쩔쩔매고 있었는데 윤동주를 좋아한다는 동지사대학 학생이 데려다 주었다.



동지사 대학 맞은 편의 일본 왕궁.




일본 전통 차와 종이를 파는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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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중심으로.
사진은 By Nikon G. 라고 밝혀달라고 카메라 주인이 요구했습니다.^^
(앞의 사진 중 날짜 찍힌 것은 제가 미놀타 똑딱이로 찍은 것이고 나머지는 다 요 니콘 DSLR로 찍은 것)




기요미즈데라의 연인의 돌(?)에서 인연을 맺어준다는 돌 사이를 눈 감고 걸어가는 여자아이와 지켜보는 사람들
빙수집의 서양 사람들
절에서 나온 길에 만난 두 여인
또 두 여인
은각사의 잘 골라진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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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car at Bloor station. 출처 : http://wvs.topleftpixel.com/


사진을 보고 왠지 캐나다 여행할 때 지나갔던 터미널들에서의 밤들이 떠올랐는데,
확인해보니 토론토. 캐나다 맞다.

2004년, 캐나다 동부를 열흘 동안인가 보름 동안인가 동행 1인과 함께 여행하던 때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버스에서의 잠으로 숙박을 대신하고는 했었다.
캐나다는 워낙 넓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열 시간 내지 스무 시간은 기본이었으므로.
그래서 한 도시에서의 관광을 마치고 터미널로 이동하여 막차를 타면 그날의 숙박이 해결되는 식이었는데
그 막차를 두 번인가 놓쳤었다.

8월 초에 여행을 하고 있었으므로 추위 걱정은 없었지만
휴가철이라 방을 예약하지 않으면 숙박할 곳을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느 도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최악의 도시로 기록되는 몬트리올일 것으로 추측됨)
차를 놓쳤던 우리 둘은 그냥 터미널에 앉아 밤을 새기로 마음먹었는데
터미널도 문닫는 시간이 있었던지 거기서도 쫒겨났다.
터미널 앞에서 어떤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가와 영어로(몬트리올이니까 불어였을까?) 뭐라고 제안을 했었는데
나는 그 사람 말을 못 알아들었고 나의 동행은 그 아저씨를 피하는게 좋겠다고 했다.
정말 갈 곳이 없었던 우리는 짐을 질질 끌며 도시를 헤매다녔다.
피씨방에도 한 시간 있었는데 돈이 없어서 나올 수밖에 없어서, 길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거리에는 젊은이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동양인 여자애 둘이 길에 오도카니 앉아있는 걸 보고는 자기네 집에서 재워주겠다는 남자애들도 있었고
내 동행은 따라가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도 했지만
나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도리질을 하고 길바닥에 있는 쪽을 택했다.
실상 낯선 도시에서 깜깜한 밤에 길바닥에 앉아있는 일이 낯선 사람 집에 가는 것보다 덜 무섭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 당시 나에게 서양 남자애네 집에 가는 일은 각종 불쾌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무서운 일이었다.

또 어느 도시에서였는지 또 한 번 막차를 놓쳐 터미널에서 서성이고 있었는데,
터미널에서 만난 어떤 남자애가 자기가 마침 잡아놓은 방(정확히 표현하자면 유스호스텔의 침대)이 남는다며
숙박을 해결해주겠다고 따라오라고 했다.
그런데 유스호스텔에 도착하고 나니
한 명은 여자들 방에서 자고, 한 명은 자기와 같은 남녀혼숙방에서 자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그 남자애는 함께 여행할 계획이었던 여자동행을 (어떤 이유에선지) '상실한' 상황이었나보다.
뭐 한 침대를 쓰자는 건 아니니 별일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나는 처음부터 이 남자애를 따라오기가 싫었는데 이런 상황이 되고보니 좀 짜증스러웠다.
결국은 더 어렸던 나는 여자들 방에서 자고, 언니 노릇을 했던 나의 일행이 그 남자애를 따라가서 자고 오기로 했고
여차저차, 그날 밤을 또 넘겼다.

마지막으로는 동부 여행을 마치고 밴쿠버로 넘어왔을 때다.
다음 날에는 내 동행이 서울로 귀국하고 나는 밴쿠버에 더 남기로 했었으므로
우리가 함께 하는 마지막 밤이었다.
막차를 놓쳐 숙박할 곳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좀 편히 쉬고 싶어서, 한인이 하는 민박집으로 미리 예약을 잡아놓기는 했는데
막상 공항에 내리고 보니 그 민박집이 공항에서도 다운타운에서도 꽤 멀었다.
공항에서 서성거리며, 어떻게 거기까지 가나, 민박집 간 다음에는 다운타운에 어떻게 놀러나오나, 하고 있었는데
어학연수온 한국인 남자애 두 명이 오더니 한국 사람이냐고 묻고, 사정을 듣더니
자기네가 사는 아파트가 가깝고 빈 방이 있으니 공짜로 재워준다며 그리로 가자고 했다.
나는 역시나 반대했는데 결국은 설득에 넘어가고 말았다.
가깝다더니, 그들의 집은 걸어서 한 열 블록은 되었던 것 같다.
이상한 곳으로 데려가는 건 아닐까 잔뜩 긴장을 하고 도착을 했는데 뭐 멀쩡한 아파트였고 비어 있는 방도 있었다.
동행과 나는 짐을 풀고 다운타운으로 놀러나갔는데
여행 중 쌓여있던 서로에 대한 감정이 하필이면 그날 폭발하고 말았다.
밴쿠버 다운타운 길에서 악을 쓰며 울고 싸우고 그 남자애네 집에 들어와서도 훌쩍훌쩍 울며 다투고 화해를 하고 
남자애들이 같이 맥주나 한 잔 하자고 방을 노크하는데
나는 퉁퉁 부은 눈이 창피해서 방 안에 틀어박혀 있고
역시 이번에도 언니였던 나의 동행이 대표로 나가서 그들과 맥주 한 잔을 하고 들어왔다.
그리고 나는 울었으니 일찍 잠이 들고 일어나서 아침에 그 남자애들을 만났는데
전날에 그들을 건달 취급했던 것도 미안하고 뜬금없이 남의 집에서 울며불며 한 것도 민망하고 그랬던 것 같다.


이 싱거운 이야기들의 결론
1. 일상은 일상이고 영화는 영화다. 영화에서와 같은 무서운 / 혹은 극적인 일은 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2. 나는 지나치게 남자들을 무서워했던 것은 아닐까? 저랬으니 캐나다에서 그냥 빈 손(!)으로 온 것이 아닌가.
3.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못할 마구잡이 여행을, 그 때는 잘도 저질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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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

카테고리 없음 2009. 9. 3. 04:37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 날씨를 놓치기 전에 어서 놀러가야하는데, 하고 조바심이 나 죽겠다.

어디로 가면 이 바람과 하늘을 붙잡아 둘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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