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생긴 이후로는 시간이 내 시간이 아니고 가족의 시간이다.
쉬는 날이 생기면 나의 휴식 시간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내로서의 업무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지방선거, 현충일 등으로 연휴였는데 나 병원 한 번, 아기 병원 한 번, 남편 친구들 방문 한 번, 남편 친구네 방문 한 번, 이렇게 정신없이 지냈다.
남편이 출근하고 월요일이 되니 이제 아기 자는 시간을 이용해서 나의 시간을 좀 가져보게 된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흘러가는데, 직장에 복직하면 어떻게 될까. 아기가 만약 하나 더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은 상상도 하기 어렵지만 막상 닥치면 다 어떻게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닥치는 두려움은, 지금 가까스로 지켜내고 있는 것들을 피곤하고 지친다는 이유로 놓아버리고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것. 지치고 힘들지만 그래도 '나'의 일상이고 '나'의 가족이기에 내가 정성스레 가꾸려고 하는 것들을 포기하게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