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잘 놀았다.
방학 동안,
기대와는 달리 3주간 꼬박 학교에 출근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요가도 다녔고,
숙원이던 서점에 죽치고 앉아 책읽기도 해봤고,
남편과 긴긴 휴가도 다녀왔다. 통영은 참 좋은 곳이었다.
몸도 비교적 편안했다.
소화불량이 계속되고,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고, 두통에 시달리고,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고,
왼쪽 엉치뼈가 아파 오래 걷거나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서 있기가 힘들었고,
또 8월 중순부터는 예전보다 훨씬 더 더위를 타는 증상이 생겨나는 등
불편한 점들이 여러 가지 있었지만
그래도 몸이 가벼운 편이었다.
이제 조금씩 힘들어지는 것 같다.
개학을 하고 나서 일주일 출근을 하고 나니 출근이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지 새삼 알게 된다.
새벽같이 일어나는 일이 고역이고, 수업을 꾸려가는 일이 부담이 된다.
학기초라 밀려드는 업무 때문에 오래 앉아 있다보면
아기가 불편할까봐 걱정이 되어서 마음이 불편하다.
소변 문제, 변비문제, 소화불량 문제도 점점 더 힘들다.
위가 가슴까지 올라왔는지?
밥을 조금만 무리하게 먹고 나면
(급히 먹는다든지 많이 먹는다든지 소화가 어려운 걸 먹는다든지)
목에 뭐가 걸린 것처럼 갑갑하게 뭔가 남아서 내려가질 않는다.
찾아보니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무래도 나는 소화기 계통의 문제인 것 같다.
그런데도 식욕은 또 엄청나게 생겨나서 학교에서도 계속 간식을 입에 달고 살고 있다.
허리도 점점 아파온다. 하루종일 학교에 있다보면 괴롭다.
요가를 매일 가고 싶은데 학교 일이 끝나지 않아서 이번주도 하루밖에 가지 못했다.
개학하고부터 태동이 줄어든 것 같아서 걱정이다.
이번 한 주 조금 무리했는데,
아기한테 나빴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매일매일 셀프체크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텐데
한달에 한번 가는 병원이 답답하다.
한 주동안 힘들었는지
어제 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열두시간 정도 잤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추석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주변에서 말을 하니,
나도 지금의 이건 별게 아니고 더 힘들어지려나보다, 하고 생각한다.
이후가 더 걱정이다.
지금의 모습에서 변하지 않고, 불쑥 나온 배가 안 들어가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지금은 체중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계속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하고 살이 심하게 찌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아기 낳는 일이 힘들고 낳고 나서도 힘들어서 늙어버리게 될 일이 걱정이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머루야,
남은 기간 잘 지내보자.
엄마가 자주 앉아 있어서 불편하게 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