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생님이 우리반 수업을 마치고 헐레벌떡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이가 이상해요."
"아, 그 아이요? 그 친구 장기결석으로 아슬아슬하게 학교 다니는 아이예요. 올해는 지각도 결석도 안 해서 그나마 다행인 아이예요."
"아니 그래도 요즘 좀 이상해요. 최근에 갑자기 더 불안해졌어요."
"어떻게요?"
"수업 시간에 안절부절못하고, 계속 강박적으로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기에 가서 주의를 줬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목에 상처도 있어요. 자해한 거 아닌가 싶어요."
"..... 만나볼게요." 




"**야, 요즘 좀 어때? 무슨 일 있는 것 같아."
"......"
"힘들지? 요즘 엄마는 집에 계셔?"
"오늘 또 출장가셨어요. 며칠 있다가 오세요."
"그렇구나 또 바빠지셨구나."
"엄마랑 이야기하다가 싸웠어요. 엄마가 저한테 자꾸 이래가지구 되겠냐구......"
"그랬구나."
"그런 마음으로 그러신 거 아니라는 건 아는데, 그래두 속상해요. 저는 제가 제빵사하면 될 것 같아서 나름대로 알아보고는 있는데, 엄마는 자꾸 다그치시구....."
"목은 왜 그래?"
"밤에 이어폰 꽂고 자다가 줄이 목에 잘못 감겨서 ...."
"큰일 날 뻔했네."
"목사님이 우리는 다 태어난 목적이 있다고 가르쳐주셨는데요. 저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잘못 태어난 것 같아요, 흑흑."
"........"


나는, 우리가 태어난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거 뻥이야'라고 말할 수는 없어서, 어떻게든 대답을 꾸며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해버렸다. 

"노래도 있잖아. 우리 학교에서 만날 부르잖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뭐 대단한 목적이 있어서 태어나는 건 아닐거야.
그냥 사는 건 모두에게 너무 힘드니까, 다 어떻게든 힘겹게 살아내니까,
그렇게 서로 의지하면서 사랑하면서 살으려고, 그러려고 태어난거야.
지금 니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그런 것처럼." 

**이는 훌쩍거리고 끄덕거리며 집에 갔다. 
엄마가 집에 안 계시면 학교에 안 오기를 밥먹듯 하던 아이였다.
하루는 학교에 오더니 그 다음날은 학교에 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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