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서울에 왔다.
엄마가 서울에 온 일요일이면 교회에 따라간다.
엄마는 교회에서 주는 국수로 점심을 먹고
늦은 아침을 먹은 나는 엄마 옆에서 숟가락만 들고 엄마가 먹는 국수 그릇에 국물만 호르륵 호르륵 떠 먹는다.
그렇게 옆에 앉아 있다가 엄마 얼굴을 들여다 보니 엄마 화장이 곱다.
"엄마, 얼굴에 뭐 발랐어?"
"*** 로션하고 *** 크림하고."
"그리구 또?"
"화장하는 거 발랐지, 지난 번에 홈쇼핑에서 산 거."
"좋은 거 같은데?"
"이거 좋아. 선크림도 한꺼번에 되는거야."
"나도 이제 화장 좀 해볼까?"
"왜"
"아니 나도 이제 나이가 ***인데 이렇게 계속 맨 얼굴로 다니면 사람들이 흉보지 않을까?"
"글쎄"
"엄마도 화장 한참 안 했지"
"그렇지"
"한 십 년은 안 한 거 같은데? 맨날 그냥 어쩌다 립스틱만 바르구"
"그치"
"근데 요즘은 왜 곱게 하고 와?"
"오늘도 안 하고 그냥 오려다가, 딸래미 시집 보내려면 이러면 안 되지 싶어서"
"뭐어?! 아이구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