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퐁네프의 연인들 | 1 ARTICLE FOUND

  1. 2010.08.27 <퐁네프의 연인들>과






아름답자고 아주 대놓고 작정한 영화.
지금 보니 사실 좀 민망할 지경이기도 했다.

DVD를 사다 쟁여놓는 것으로도, 자꾸만 영화를 보는 것으로도, 포스터를 집에 붙여놓는 것으로도,
어느 것으로도 영화를 온전히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그러므로
영화를 쓰는 것 외에 영화를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고,
김혜리가 어느 글에선가 썼다.

따지고 보면 영화만 그런 것은 아니다.

소설, 사진, 그림.... 다 그렇다.
집에 쌓아 놓는다고 늘 그것만 끼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
아름답다고 어쩔 것인가?
그냥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어질 테면 그대로 흘러가 버리라고 마음을 비우는 수밖에.

사람도 그렇다.
곁에 둔다고 곁에 두어지지 않는 것이 사람이다.
사랑한다고 어쩔 것인가?
너도, 그리고 나도, 변하는 것이 사람이라 더 좋다고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

눈이 멀어가고 있는데 세상을 다 담아둘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 슬픈 미셸도,
그녀가 곁에 있어도 있는 것 같지 않아 애달픈 알렉스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영화를 잊고 있다가 근 20년만에 다시 보러 모인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생각들을 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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