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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25 선생, 게으른 족속


명절 연휴는 어제 끝났지만 학교 보충 수업은 오늘까지 쉬는 날이다.
그런고로 오늘은 절대절대 출근하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 반 학생 두 명의 일로 학교에 나왔다.
분명 내가 오늘은 출근하는 날이 아니라고 말했는데도 A는 '수요일에 언제 오면 되느냐'고 문자를 보냈고
분명 내가 오늘은 학교가 운영하지 않는 날이라고 말했는데도 B는 '제발 무용 연습하게 해달라'고 전화를 했다.

위에 쓴 말투에 담긴 저 아름답지 않은 감정들이 학생들의 요구를 받을 때의 내 1차적인 감정이다.
그렇지만 무거워진 엉덩이를 끙차,하고 일으키며 '나는 이 일을 하라고 돈을 받고 있는거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대충 그런 1차적인 감정을 달래고 학교에 나오는 것,
'내가 월급을 받는 것은 이런 일을 하는 댓가이지'라고 되뇌면서 하기 싫은 일들을 하나씩 해치우는 것,
그게 요즘 선생질을 하는 내 모습이다.

학생들과 관련한 일은 간단한 일들로 금세 끝나고,
나는 집에서든 어디에서든 처리했어야 하는 일들이 사실 산처럼 쌓여있는데도 
또 웹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요런 자료를 스크랩 하신 분의 글을 보고 너무 재미가 났다.
http://db.history.go.kr/url.jsp?ID=ma_15_006_0100

저 글에 담긴 선생들의 모습을 보고 나니 오늘날 나의 증세는 그리 새롭지도 않다.
선생이라는 족속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게으르고 건방진 인생관을 가진 족속들이 아니었을까?
제 손발을 움직여 필요한 것들을 생산할 생각은 않고
어디서 주워들은 것들을 지껄이며 잘난 척하고 잔소리하는 것으로 먹고 사는 인간들이라니,

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일 하자.
내가 월급을 받는 것은... 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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