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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5 걷기 2

걷기

카테고리 없음 2010. 10. 15. 00:31


목하 유행인 걷기 열풍 때문인지, 걷기에 참 좋은 요즘 날씨 때문인지,
나도 요즘 걷기에 푹 빠져서 자주 걷고 있다.

월요일엔 어른이 밥을 사주시는 자리에 가서 고기를 너무 많이 집어먹은 것 같아서
전철을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집까지 걸어왔는데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뭔가 기력이 남는 느낌이라 바로 옷을 갈아 입고 동네 초등학교로 나가 한참 또 걷다 왔다.

수요일에도 전철을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집까지 걸어왔고,
뭔가 미진한 느낌이었지만 너무 늦어서 그냥 쉬었다.

오늘(목요일)은 같은 방향에 사시는 선생님이 차로 데려다주셨는데
늘 데려다주시는 지점인, 집보다 세 정거장 전에 내려주셔서,
내친김에 거기서부터도 한번 걸어봤다.

걷다 보면, 
처음에는 자세가 제대로 안 잡혀서 이렇게 저렇게 자세를 조금씩 바꾸면서 걷는다.
그러다가 가장 편안하고 효율적인 자세를 찾게 된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어깨를 내리고, 허리와 목을 잘 세우고, 
그리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걷는 것이다.
편안하고 효율적인 자세를 찾게 되면 속도가 붙는다.
걷다보면 점점 더 다리가 가벼워진다.
조금 있으면 땀도 난다. 
흥얼흥얼거리면서 걷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 
버스 두세 정거장 정도 되는 한적한 거리를 혼자 걸어서 등하교를 했었는데,
그때도, 타박타박 걸으며 노래를 불렀었다.
아는 노래란 노래는 모두 다, 큰소리로, 부르며 학교에 갔었다. 
그럼 지루하지 않았다.
무서운 걸 참거나, 지루한 걸 참을 때 지금도 나는 노래를 하나씩 부르곤 한다.

오늘은, 학교에서 있었던 켕기는 일들, 마음 쓰이는 일들을 생각하다보니 
절로 가락을 붙여 이렇게 흥얼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
"알게 뭐야~ 알게 뭐야~ 됐다 그래~ 됐다 그래~♪" 

걷다 보면 나처럼 걸어서 집에 가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앞에서 저만치 걷는 사람을 친구 삼아 걷고 있었는데, 먼저 다른 골목으로 빠지는 걸 보면서 인사를 하기도 하고.
뒤에서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가까워지는 걸 들으면서, 어떤 아가씨가 속도를 좀 내는군, 하면서 비켜주기도 하고. 
 
그렇게 타박타박 걷다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한 시간 걸렸다. 
무릎이 좀 아프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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