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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0 수업일기 1010


'허생전'과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을 끝내고 연극 수업으로 간다.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은 정말, 매년 새로운 부분에 감동하게 되는 좋은 소설.
두번째 해가 되어서야 
소설 속 주인공이 처한 현실과 허생이 처한 현실을 교차시키고 삶의 자세와 방향을 고민하는 화자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왜냐선생님과 투사, 허생, 홍길동과 같은 인물들을 비교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세번째인 올해엔 
주인공이 열망하던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이름붙일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이 소설 전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대조적으로 드러나 있는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이렇게 한 소설을 읽어내는데 오래 걸리는데 
학생들이 몇번의 수업과 시험 공부만으로 나와 똑같은 것을 알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를 또 다시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구조화된 도표' 등등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적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것을 피하려고 하고,
오히려 소설을 통해서 느껴야 하는 감동의 지점,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문제의식, 주제의식을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려고 하는 편인데
이런 방법은, 모든 학생에게 보편적인 질의 내용으로 전달되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다.

그리고 나 자체가 감성보다는 이성이 발달한 사람이고,
소싯적에도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났던 사람이라기보다는 
지식을 구조화해서 암기하고 적용하는 데 소질이 있었던 사람이니,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났던 사람들보다는 위의 방법으로 어떤 내용을 전달하는 데 더 약할 수도 있다.

당신의 가르치는 방법에 동의하지 않았던 한 선생님의, 
수업 시간에 읽어내려가면 애들 처져서 안 된다,는 말이 이번에 유난히 귀에 꽂혔던 것이나,
오늘의 이런 생각들이나, 다 차곡차곡 모아놓았다가
수업 방법을 개발하는 데에 써야한다는 생각.

당장 앞으로 다가올 '눈길'에서 어떻게 새롭게 해볼 것인지 좀 생각해봐야겠다.

연극수업도, 작년 재작년과 달리 리딩을 좀 적극적으로 지도해볼 생각.
1 배역을 먼저 정하도록 하지 않고 돌아가면서 해보고 난 후 배역 정하도록 하기
2 장면 몇 가지를 선정해서 속마음 적어넣기 등으로 인물 심리 이해하기 수업을 하기
3 발표하기 전에 중간 깜짝 발표 시켜서 중간 점검하기.

이렇게 하는 게 시간을 좀더 절약할 수도 있겠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좀더 빨리 좀더 많이 전달할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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