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내느라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문제는 안 내고 여기저기 웹 서핑 하다가, 이리로 왔네요.
내일은 학교에서 특별전형 학생들에 대한 면접이 있습니다.(자사고는 일반전형은 추첨이지만 여러 사회적 배려자들이 오는 특별전형은 면접을 통해 선발합니다)
쌤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전 이제 학생 '선발'이라는 절차를 처음 치르는 초짜(?)라서 그런지, '어떻게 학생을 '고를'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어 무척 마음이 좋지 않네요. 우리에게 주어진 학생들을 그저 기르던 입장에서, 학생을 '고르는' 입장이 되니 참 기분이 이상해요.
저는 면접에서 그저 '복도 감독'을 하라는 역할을 맡았지만, 며칠 전 있었던 면접관 회의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네요. 회의 전에 목사님이 기도를 해 주시며,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고 훌륭한 학생들'로 뽑을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십사,하고 기도하셨다고요. 마음이 무너집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고 훌륭하지 않은 학생들'이 있다면 대체 누구일까요?
사회적 배려자를 뽑는 특별 전형에, **고는 다른 학교보다 많은 학생들이 지원을 했습니다. 특별 전형 경쟁률이 다른 학교보다 높아요. 이 학생들이 기독교 학교인 **고를, 다른 학교보다 더 '배려'해주는 곳일거라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이런 **고에서, 면접관들은 제발 '될성부른 떡잎'들을 잘 골라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네요. 마음이 아픕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상황은 더 나빠지겠지요. 일 년 후의 저는 이런 일 따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