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도덕 감수성 | 2 ARTICLE FOUND

  1. 2010.09.03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2. 2010.01.11 연결된 영혼들 2



요약하자면 이런 얘기.
"'합리적'이라는 간판을 달고 공리주의, 자유주의가 횡행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도덕적'이라는 가치는 '합리적'이라는 가치보다 그렇게 쓸모없는 것인가?
'도덕성'을 제쳐놓고 정치를 이야기하고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한가?
우리는 한편으로 공동체에 대한 연대의식, 의무감을 자연스런 도덕감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동선을 추구하고, 미덕을 추구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정의'라는 거창한 이름만큼 싱거운 결론이기도 했지만
'보편적 언어'로 타인에 대한 연대의식을 이야기했다는 점,
갈등 상황에 대하여 '사실은 그게 더 이득이 아닐수도 있어'라는 유사한 공리주의적 관점으로만 반박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정면으로 지적했다는 점, 등이 배울만 하다.
최근 관심을 가져왔던 '공감','도덕 감수성'에 대한 연장선상에 이 책이 놓여있다.

세미나 말 말 말
"정의를 꿈꾸는 데 돈드냐? 꿈이라도 꿔 보자,고 나는 아이들한테 이야기한다"
"MB의 큰 죄 중에 하나는 언어를 망쳐놓은 죄.
휴가철에 이 책을 읽고 나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고 하는데
정의, 공정, 이 모든 단어들을 망쳐놓았다."
"마이클 샌델이 한국에 와서 한 강연에 강남 엄마들이 아이들을 밀어넣느라 북새통.
하버드 교수의 강연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영어실력을 뽐내보라고 밀어넣었다고."
"힘이 정의가 아니라 정의가 힘이다."
"마이클 무어의 <자본주의>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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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면 자기 시대의 불의와 부패 앞에서 고결한 영혼을 가진 존재인 인간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가?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운명의 불가사의한 힘과 그 앞에 선 인간의 고결한 선택을 성찰한 작품이다.
햄릿은 선왕을 살해하고, 자신의 어머니를 아내로 맞아들인 숙부 클로디우스의 악행이 만연한 곳에서 어떤 길을 택하는 것이 영혼의 고결함을 지키는 것인지를 저 유명한 독백에서 물어본다.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참고 견디는 것이 더 고결한 정신인가, 아니면 무기를 들고 고난의 바다에 대항하여 끝장을 내는 것이 더 고결한 정신인가?” 운명에 맞서는 것이 더 고결한 것인지, 아니면 운명을 견뎌내는 것이 더 고결한 것인지는 여전히 답을 내리기 어렵다. 왜냐하면 한 존재는 언제나 다른 존재로, 현재의 행동은 언제나 미래의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햄릿이 신속히 복수를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은 이렇듯 모든 존재가 시간과 공간 속에 함께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 즉 보이지 않는 “거대한 존재의 사슬”에 함께 묶인 운명의 힘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 존재의 선택은 언제나 다른 존재의 운명에 가닿게 되기에 인간은 참고 견디는 것이다.
...
희랍신화에서도 세 명의 운명의 여신이 하는 일이 각각 실을 잣는 것과, 실의 길이를 재는 것, 그리고 그 실을 자르는 것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운명은 실처럼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실이라는 은유는 운명의 덧없음과 동시에 운명이 서로 얽혀 있음을 암시한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끈이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고, 한 영혼과 다른 영혼을 이어준다는 생각, 인간이 텅 빈 우주 속에 홀로 떠도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신비로 이렇게 서로 얽혀 있다는 생각, 이런 생각이 바로 도덕심을 낳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세대가 인류 역사상 거의 처음으로 운명에 대한 도덕적 성찰을 멈춘 세대라는 점이다. 인간이 영혼을 가진 존재임을 망각하지 않고서 우리 사회에서 지금과 같은 터무니없는 일들이 일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결식아동이라는 모욕적인 말을 만들고서도 급식비 지원마저 중단하는 사회에 살고 있으며,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일 년이 다 돼가도록 산 자도 죽은 자도 인간답게 죽음을 애도하지 못 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 박혜영, 1월 9일 한겨레


좌파 운동권 학생들은 은근히 '도덕'이라는 가치를 무시했었다.
나는, 앞장서서 그런 가치를 무시하기도 했었지만 늘 찜찜했었는데,
명박님 같은 분이 대통령을 하는 놀라운 시대가 되어서인지,
<호모 에티쿠스>를 읽으며 도덕 감수성의 중요성을 깨달아서인지,
요즘은 저런 구절들이 마음을 울린다.

특히, 학생들을 만나면서 내가 어떤 전략으로 나의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있어서,
도덕 감수성을 건드리는 일은 무척 중요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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