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과일씨를 먹으면 몸 속에서 과일이 자란다 | 1 ARTICLE FOUND

  1. 2009.12.23 과일나무

과일나무

카테고리 없음 2009. 12. 23. 10:18

수업시간에 학생이 쓴 시

사과나무

김**

사과를 보았다. 노란 불빛 아래에 빨갛게 빛나던 사과를 집에 오는 길에 보았다. 빨간 사과는 어릴 때 먹었던 그 사과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할머니와 엄마는 항상 사과 씨를 먹으면 안 된다고 하셨다. 왜냐고 되물으면 사과 씨를 먹으면 뱃 속에서 사과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나 나는 입 안에서 사과가 나올 거라고 하셨다. 어느 날, 나는 사과를 먹다가 사과 씨를 먹게 되었다. 순간 사과 나무가 자라면 어떡하지 걱정했지만 그 후 아무 일도 없었다.
어릴 때 먹었던 사과는 두려움의 사과였다. 뱃 속에서 사과 나무가 자라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지금 먹는 사과는 시고, 귀찮을 뿐이다. 어쩌면 이미 내 몸 속에 사과 나무가 자라 꽉 막고 있어 이제는 사과를 먹어도 별 느낌이 안 드는지도 모르겠다.


위 시를 읽고 옆 친구가 쓴 감상문

나는 사과씨를 먹으면 뱃 속에서 사과 나무가 자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예전에 먹던 사과나 지금 먹는 사과나 같은 사과인 것 같다. 대신 나는 감 씨를 반으로 쪼개면 나오는 흰색의 숟가락 같은 것을 먹어본 적은 있다. 어릴 때 그 숟가락을 먹으면서 나도 뱃속에서 감나무가 자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과는 맛있고 감은 별로 맛이 없는건가.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맨 마지막 문장이 특히 좋았던 것 같다.

위 시와 감상문을 읽고 떠오른 나의 기억

어릴 때 수박을 먹다 수박씨를 잘못 삼키면 몸 속에서 수박이 자랄 거라고 놀리던 아빠는
내가 남들보다 빨리 가슴이 봉긋해지기 시작하자
수박씨를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했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화가 났었는지
입을 내밀고 얼굴이 빨개져서 밥을 꾸역꾸역 먹다 방에 들어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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