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양

카테고리 없음 2012. 12. 12. 20:23




Y양에 대해 내가 처음 들었던 이야기는 

전학을 왔는데 매우 성적이 높은 학생이라는 것이었다.

성적이 높은, 그것도 강남 출신의 학생이 왜 고3이라는 시기에 전학을 왔는지 의아했고,

또 성적이 매우 높다고 하기에 입시 결과가 잘 나올까 부담이 되고,

그렇지만 그나마도 성적이 높은 학생은 Y양 하나였기 때문에 조금 반갑기도 하고,

이렇게 Y양을 만났다.


살펴보았던 그녀의 생활기록부는 칭찬 일색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국토대장정에 참여했던 일이었는데

그곳에서 매우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남아있어 

이 학생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3월 첫째 주 어느날이었는데 이 학생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찾아왔다.

전학오기 전 학교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청소를 하다가 발을 헛디뎌 그만 사고로 그렇게 된 친구가 있다고 방금 연락을 받았다고,

지금 좀 나가봐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Y양을 보면서 

미안하게도 나는 그녀를 의심했다.

청소를 하다가 발을 헛디뎌서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거짓말 같았고

눈물도 왠지 연기같았다.

'이런 아이여서(공부를 옛날엔 잘했지만 요즘 공부에서 마음이 떠서) 전학왔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처음부터 얕보이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가면 조퇴가 되느냐'는 질문을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학생을 보며

나는 의심하는 것을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조퇴가 된다'고 하며 나가는 것을 말렸다.

그러고는 학생이 교실로 올라가자마자 전 학교에 전화를 해서 사실을 확인했다.

통화가 오랫동안 잘 되지 않아서 의심은 한참만에야 풀렸다.

어찌되었든 거짓말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종례 시간에 미안한 마음으로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 관계가 틀어질 만한 일들은 한참 없었다.


그런데 4월 말쯤이었나,

학급 단위로 하는 CA활동에서 

Y양이 그날 자기가 책임지고 진행하기로 한 일을 

새카맣게 잊고 준비해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다른 학생이었으면 웃으면서 넘어갔을까?

미리 챙겨 언질을 주지 못한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었을까?


기대가 컸던 Y양이었기 때문에 나는 실망이 컸다.

그리고 더욱 실망했던 것은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에 하면 되죠, 뭐"라고 했던 것이었다.

'학급CA 한 시간을 책임지기로 해놓고 해오지 않았으면 죄송해 해야 마땅한데,

이런 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에 하면 된다고 말하다니,

이 친구가 책임감있는 사람이라는 말은 다 뭐란 말인가!' 하고 마음에 아주 큰 실망덩어리가 생겼다.

나는 정색을 하고 "너 때문에 우리반 활동이 망쳐진거야"라고 말해주었었다.

그리고 밝았던 Y양의 표정이 싹 달라지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도 몇번 이런 일이 있었다.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거나 잘못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일.

실망덩어리가 이미 생겨버렸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작게 발생할 때마다 그녀가 점점 미워지고 싫어졌다.

내 반응도 점점 차가워지고 매서워졌을 것이다.

그녀가 나를 대하는 모습도 점점 나빠졌다. 

지나치게 방어적이 되어서 공격적으로 반응한다거나,

친근한 태도가 아닌 부정적 반응들이 많아졌다.


다른 선생님들이 Y양에 대한 평가를 좋지 않게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의 미움은 점점 더 정당성을 얻어갔다.

내가 나쁜 선생이라서가 아니라 Y양이 나쁜 학생이었던 거구나, 하고 생각했다.


수업을 할 때엔 Y양의 눈치가 보였다.

내 수업을 강남의 수업과 비교하겠구나 싶어서 불안했고

EBS강의를 섭렵하고 정리해놓은 자료를 펼쳐놓고 수업을 듣는게 미웠다.

다른 학생들이 방청객 수준의 반응을 보일 때 

그러지 않는 그녀가 미웠다.

그러면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면 관심을 보여줄까 늘 조바심이 났다.

그래서 또 더 미웠다.


Y양은

2학기가 되어서는 아예 대놓고 꾀병 결석을 일삼았다.

만약 애정이 있었다면 두세번 그랬을 때 불러다놓고 대화를 해보지 않았을까?

애정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든 말든 마음 속으로 미워만 하고 

주의를 준다거나 왜 그러는지 묻는다거나 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관계가 꼬여간다고 생각했고, 

이걸 풀려고 노력하면 더 안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고,

내버려두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결석하겠다는 문자를 보면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전혀 화도 내색하지 않고 

또 어디가 아팠는지 묻지도 않고

마치 동사무소 직원이 서류를 처리하듯

결석 서류를 처리했다.


10월 모의고사에서 망친 성적을 보고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나도 그랬었으니 한번쯤 그러나보다 싶었고

부모와 대화할 기회가 있어 물었을 때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부모가 말하기에

나도 내버려두었다.


결국(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Y양은 수능 시험을 크게 망쳤다.

시험 다음날은 또 꾀병 핑계로 학교에 안 왔고

그 다음 주 월요일에도 가채점 점수를 적으라는 선생 말을 무시하고 집에 갔다.

그 다음날 점수를 적어 내라는 말에 

'학교에서 정시 상담 안 받을 건데 왜 적으라고 하느냐'고 대들었고

데리고 나와 대화를 시작했더니

'모른다'느니 '엄마도 모르는데 학교에서 왜 알려고 하느냐'느니 횡설수설하다가

결국은 '시험 못 봤다'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이 흐르고

수능 성적표가 나오고

마지막으로 학교에 등교하는 날,

잠깐이라도 이야기를 하고 가라고 붙잡은 나에게 순순히 잡혀서

Y양은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이 학교에 끝까지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기 시작한 그녀는

본인에 대한 나쁜 소문이 우리학교 학생들 사이에 돌고 있다는 걸 

이전 학교 친구들에게 건너건너 전해 듣고 큰 상처를 받았었다고 말했다.

서러움에 복받쳐 울면서 말을 거의 잇지 못하는 그녀를 보면서

조금씩, 미안해졌다.


생각해보면

반에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문제없이 하는 것 같았지만

그랬지만 결국 그녀는 혼자였다.

아무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스마트폰에 재미있는 것을 담아와서 

반 아이들과 까르르 웃는 것은 잘했지만 그때뿐이고 

결국 친구를 만들지는 못했다.

선생님들조차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를 환영하지 않았고

나도 마찬가지였던 거였다.


그 마음의 밑바닥에,

내가 그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

그녀의 똑똑함과 젊음과 미모와 강남이라는 가정배경이 부러웠던 마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녀를 '꺾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걸 이제야 알게 된다.


미안하다.

그렇지만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미움과 (그날의 눈물에 대한) 통쾌함이 남아있는 나를 본다.

허허.

허허허.


꾀병결석이 이어지던 10월의 어느날 대화를 시도해보았더라면

지금보다 조금 나아졌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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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카테고리 없음 2012. 10. 9. 10:56


1.

어제는 EBS 문제풀이 수업을 하다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여러분 조용히 자습하는데 와서 방해하는 느낌이네요."

고개 숙이고 각자 문제집 풀던 아이들이 문득, 고개를 들고 나를 보고 난감하게 웃는다.

"너무 방해되지 않게 목소리는 조금 낮출게요."

하고 한술 더 뜨니 조금 더 활짝 웃는다.

내 수업을 듣고 문제를 더 맞추면 얼마나 더 맞추랴. 

아이들을 웃게라도 만드니 그나마 나도 기분이 좀 나아졌다.

수능 한 달 전이다.


2.

저녁엔 요즘 '핫플레이스'로 뜬다는 경리단길에서

팟타이에 똠양꿍에 커리를 먹고 수제 맥주를 마셨다.

1년 전에 결혼한 여자, 두 달 전에 결혼한 여자, 그리고 보름 후에 결혼할 여자가 모였다.

시어머니에게 적응한 이야기, 명절을 보내며 만난 시댁 사람들 이야기, 남편의 여러 버릇 등을 이야기하다보니

나도 명절을 지내느라 앞뒤로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 풀렸다.

다른 여자들은 "그래도 남편 어머니니까", "할 수없지 내가 모셔야지 뭐"하고 선뜻 이야기하는 걸 보며

나도 마음이 조금은 너그러워졌다.


난 내가 무지 소탈하고 털털하고 막 너그럽고 그런 줄 알았는데,

사회 생활과 결혼 생활을 거치며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까다로우며 그 정도가 꽤 상위권에 속하더라는 것.

미적 취향이 없는 줄 알았는데 분명히 있으며,

때로는 나 자신이, (남들보기에는) 거의 '공주'처럼 대접받기를 원한다는 것.

여기에는 이쁘다 이쁘다 공주도 있지만,

나의 의사를 존중받고 나의 존재를 인정받고 - 그런 의미도 크다.


나 자신이 존중받는 것을 포기하고 살면 안 되지만

또 나를 내려놓아야 할 때도 있다.

학생들을 만나면서는 나를 내려놓는 것을 참 많이 배웠다.

학생들과의 문제 상황은 언제나, 나를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하면 길이 보였던 것 같다.

존중받기와 내려놓음,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갈등이 필요했던 날도 있었다.

그 갈등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여유있는 태도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그러면서 서로가 적응하는 일들, 이런 것들을 나는 그동안 훈련해왔다.


그런 훈련이 결혼 생활에도 필요하겠지,

그래서 지금의 기간이 의미 있는 기간이겠지,

하고 생각하는 여유가 이제는 있으니

나도 많이, 컸 다 .


3. 

교과 모임 하나,

학생인권 모임 하나,

여성주의 모임 하나,

퇴직 혹은 이직 이후를 준비하는 모임 하나,

이렇게를 유지해야겠다는 생각.

잊지 말아야겠다.


모임을 하는 데에도 나는 참 까다로워서,

조금만 나의 뜻과 맞지 않은 것 같거나

조금만 힘든 것 같으면 도리도리 하고 관두곤 한다.


모임에 나갈 생각을 하면 

그렇고 그런 여자들이 그렇고 그런 얘길 할까봐 싫고

그렇고 그런 아저씨들이 그렇고 그런 얘길 할까봐 싫고

또 그렇고 그런 애들이 그렇고 그런 얘길 할까봐 싫고.


그렇지만,

두 발 모두가 아니라 한 발만 담그더라도,

때로는 발 반 쪽만 담그더라도,

여기서도 배울 게 있을 거라는 여유를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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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레포트의 먹잇감이 되기를 원하지 않으므로 금을 그어 처리함.

더불어 이상한 검색유입어들도 ㅠㅠ



1강 아드리안 리치 / 권김현영


2012년 사망. 82세의 레즈비언과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갔다.

아버지의 영재교육을 받으며 자라나 23살에 천재시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 시형식의 명료함으로 평단의 상찬을 받았는데, 그 사연은 대략 .."이렇게 형식미를 잘 지키는 여자도 있다니!"

반전운동과 흑인민권운동이 한창이던 60년대 뉴욕으로 서른살에 이주, 함께 활동을 하다가 조직내 여성문제를 제기함.

여기서 나온 유명한 말 "The only position for women in SNCC is prone."(여자들이 이 조직에서 취할 수 있는 태도는 그저 납작 엎드리는 것이다) - 후의 분리주의 노선의 기폭제가 됨.

40세에 레즈비언임을 남편에게 고백. 남편은 곧 사망.

이때부터 온전히 여성공동체 안에서 살아감. 리치의 문학과 사상은 온전히 여성커뮤니티의 산물임. 리치의 의리는 짱임.

글도 새롭게 쓰기 시작하는데, 

"앞으로 남성독자들을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쓰겠다." "남자들이 관여하는 잡지, 상, 출판에 접촉하지 않겠다"

- 여자에 대한 연애시를 남성들이 읽으며 착각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리치와 모성

리치는 아버지의 전폭적인 기대 아래 자라난 '예외적인 여성'이었음. 

리치는 이 특권에 대해 성찰하고, 또한 자신의 출생 이후로 피아노를 중단했던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자신과의 관계를 성찰함.

모성이야말로 여성을 여성으로 만드는 제도라고 생각함.

모성은 본능이 아니라 역할, 육체적인 기능이 아니라 사회적인 기능.

딸이 '엇나가기' 시작했을때 어머니가 느끼게 될 죄의식 - '나는 모든 어머니들이 느끼는 죄의식을 상상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죄의식은 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위한 분노로 변형. 

그리고 "어머니들은 언제나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딸들의 편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여성적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하기 시작함. - "나는 처음으로 어머니의 몸을 사랑함으로써 결국 나의 육체를 사랑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어머니로부터의 근본적인 유산이다." 어머니의 부드러운 몸으로 품어냈던 가정에 대한 기억, 그 몸에 대한 기억.


>> 여성에 대한 사랑

진짜진짜 여성을 아주 많이 사랑함. women-philia.

"compulsary heterosexuality and lesbian existence" 발표.

- 여성들이 전혀 사랑하지도 존중받지도 않는 남성들과의 관계의 불가능성에 대한 그토록 많은 증언들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단지 그것을 적절하게 단절할 자원이 없기 때문에 남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것을 강제적이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 우리가 모든 여성들이 엄마젖을 빠는 유아에서부터 여성들에 의해 보살펴지면서 죽어가는 90세 여성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레즈비언 연속체 위에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본다면, 우리는 우리가 자신을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하건 아니건 간에 자신을 이 연속선에 들어왔다 나왔다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한때의 동성애'에 대한 전복, '한때의 이성애'!

- 그러나 위의 논리는 젊은 레즈비언들의 반박을 받음. "저런 논리는 이성애자들을 위한 논리이지 레즈비언을 위한 논리가 아니다."

- 그러나 리치는 레즈비어니즘에 반대. 남성에 대한 혐오로 규정지어지는 레즈비어니즘에는 여성에 대한 사랑이 삭제되어 있다! 여성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말해야 한다!

- 리치는 이 연속선 개념을 통해 '레즈비언 관계가 유럽 사대적이라는, 혹은 백인들에게나 존재하는 문화'라는 비판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 될 거라고 기대하기도 했음. 그러나 이 연속선 개념은 한편으로 '남성에 대한 증오와 분노의 도피처로서 여성에게 관심을 돌린다는 선입견'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 되기도 함. 

- 맹아적인 페미니스트적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해, "에로틱한 선택이 의식적인 레즈비언 페미니즘으로 심화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장 - 양쪽 모두의 공격을 받음. 급진적 레즈비어니즘에서는 '저런 논리는 이성애의 억압성을 알면서도 지속하고 있는 이성애 페미니스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고, '레즈비언 관계를 한때의 경험으로 만든다'고 비판, 또 자유주의 페미니즘 계열에서는 리치의 이런 주장은 분리주의 노선이라고.

- 여성은 남성중심주의의 산물이 아니며, 여성이 남성중심주의에 완전히 포획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주장.



2강 사라 러딕 / 정희진


1. 젠더는 (이슈가 아니라) 인식론이다.

젠더에 대한 담론은 

성별분업에 대한 문제의식 (그러나 성 역할은 대칭적 범주가 아닐뿐더러 우월한 가치는 남성이 점유하고 있음. 사실은 위계. 모든 분업은 위계가 따른다)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범주이자 요소로서 파악 

->젠더를 사회를 파악하는 인식론으로 삼는 것으로 확대되어야 함.(이것이 러딕과 길리건의 입장.)

여성학은 (좋은 의미에서) 학문이 아니라 관점이다. 여성주의 법학, 여성주의 생물학...

여성학자에게는 영토가 없거나, 아니면 전부이다.

EX) 생물학자 다나 해러웨이, "생물학의 언어들은 모두 사회과학의 언어다. 동물들을 연구하고는 강간이 본능이네 모성이 본능이네 하는 소리들 다 거짓말. 이미 그 언어들을 가부장적 언어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 미국 생물학회에서 제명.


2. 개념은 행위(practice)에서 형성된다.

practice로서의 행위,실천,노동, 매일의 행위.(목표를 둔 의식적 활동이자 실천으로서의 praxis와 다른 개념)

개념은 practice에서 비롯되고, 기인한다.->누군가 모성적 노동을 반복하면 개념이 형성된다. 젠더와는 상관없음.

"매일 한국말을 쓰니까 한국말을 잘하는 것이지 한국인이라서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재미교포에게 한국인인데 한국말 못하시네요?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

행동/사고/성정체성 간의 관계에 대하여, 버틀러나 러딕은 '없다'는 입장.

길리건이 "'보살핌'도 도덕성의 하나로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질문을 던졌을 때 여성과 남성 모두로부터 질타를 받음.

비판했던 여성들은 행위와 행위자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caring행위를 하는 행위자를 행위와 동일시 하는 것은 오류임.


- 보살핌은 젠더 이슈가 아니다.

- 보살핌과 통제와 폭력은 연속선 안에 있다. 장애인, 노인, 아이들에 대한 가정폭력 가해자는 주로 여자다. 이 모든것이 보살핌의 연속선 안에 있는 것.

- mothering의 다양성.

- 우리나라 여성 노동권은 시민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교육비를 위해 있는 현실.

- 가족 내에서의 성적 규범은 사실 부르주아 가족의 유지를 위한 규범임. 그거 다 지키면서 살자는 얘기는 부르주아들에게나 줘버려

- 페미니즘은 남녀평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의를 위한 것,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한 것. 정체성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함.

(여-여 차이가 남-녀 차이를 넘어서고, 노-사보다 노-노 차이가 더 큰 사회로 가고 있음.)

- 평화의 반대말은 영토다


3강 캐슬린 배리 / 김고연주


-우리나라 성매매 특별법 제정의 중요한 계기 : 미국 국무부가 2001년 한국을 국제 인신매매 송출국, 경유국, 기착국이라는 이유로 인신매매 3등급 국가로 판정했었음 (1년 후 개선 노력을 인정받아 1등급 국가로 상승했음)

-미국 70년대 성해방 운동 이후 프리섹스주의가 여성의 성해방으로 이어지지 않고 남성성의 왜곡으로 이어지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포르노그라피 등이 주요 의제로 부상함. 성적 해방과 욕망 운동에서 성적 폭력의 문제로 이동해왔음.

-성적 자기결정권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 + 하기 싫을 때 거부하는 것"

-여성 억압은 모든 다른 억압 형태를 이해할 수 있는 개념적 모델을 제공한다.

-"남성은 결코 섹스 또는 섹스화된 몸이 아니다. 남성들은 몸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그들의 생물학적 특성이나 충동 그 자체로도 환원되지 않는다. 그들의 정체성은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에 의해 형성된다" - 남성들도 성애화되고 있다는 최근의 논리에 대한 반박이 된다.

-연애, 결혼, 번개, 동거 모두 성매매적 성격을 띠고 있다. (명품백과 십자수, 남성의 돈과 여성의 외모의 교환, 부킹비와 숙박비 지불 등)

-"나는 그곳에 없었다"는 논리에 대하여 (탈신체화된 섹스의 경험을 이야기함으로써 폭력적 관계가 아니라 전략이라고 말하는 것, 내 몸만 그곳에 있었고 정말 나 자신은 아니었다..) - 캐슬린 배리는 '그러니까 폭력적이라는 거다'!

-10대들의 '조건' (조건 만남의 준말) - 마치 성인 남성과 상호 평등한 '조건'적 계약을 걸고 만나서 돈과 성을 교환하는 것 같지만, 상황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오랄 하기 싫은데 돈 벌기 위해서 하고, 얼굴에 사정하지 말라캤는데 걍 해버리면 어쩔 수 없고, 선불 주기로 계약했는데 안 주고 걍 해버리면 어쩔 수 없고...) 결국 이런 상황 속에서 제발로 포주 아래로 들어간다.

-<상품 페미니즘> -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지위를 획득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이를테면 하이힐. 하이힐은 자신감, 자부심, 성적인 매력, 능력의 상징. - 이는 개념의 전유임. 그동안 여성운동이 쟁취하고자 노력했던 가치들, 개념들을 전유하고 있음. 

상품페미니즘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의 수혜는 받고 있지만 그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키고자 하는 현상

- "왜 결혼은 되고 성매매는 안 되냐? 위계가 있다는 거냐?"는 반박에 관하여 : "성매매가  성 착취로서 인식되지 못하면, 다른 모든 종류의 성 착취들도 효과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할 것."

- "자기 선택과 자발성은 분명 다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자기 선택은 자발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 10대의 성적 발달이 조기에 여성의 성적 종속을 가르치고 여성 발전의 잠재력을 잘라버리고 있다.

- 걸그룹들. 학습권을 박탈당하고 부모와 분리된 감금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착취당하고 있음. 그러나 그들의 고평가받고 있는 10대 여성 섹슈얼리티를 보면서 다른 10대들도 저것이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음.

- '노는' 여학생들 사회에서 성 경험이 과시적 경험으로 이야기되기는 하지만 그것에서 파생되는 권력을 추구하다 결국은 '걸레'로 찍히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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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

1. 4인 1조 구성

2. 문제를 제시하고 선지를 학생들이 작성해보도록 함.

문제는 가장 일반적인 스타일로 제시 : (가)~(다)의 공통점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선지의 기본 유형을 정해줌. 

4. 문제와 해설을 함께 제작하도록 함.

5. 다 작성된 문제를 옆 조 친구들이 풀기 2회.

6. 문제의 별점을 매기도록 하여 별점이 높은 조에 상품을 줌.

7. 문제를 후에 걷어서 내가 다시 피드백 함. 


장점 :

언어영역 문제에 쓰이는 어휘들의 이해 정도가 높아짐.

-'문제'라는 언어를 지켜보기만 할 때보다, 스스로 사용할 때 그 언어에 대한 이해가 정확해진다.

교사가 앞에서 지문을 설명하고 문제를 풀어줄 때보다 수업 참여도가 월등히 높음.

- 딴짓하는 학생 없이, 다같이 머리 맞대고 열심히 의논하고 문제를 만들고, 친구들의 문제이므로 더 열심히 푼다.


단점 :

문제를 작성한다는 쉽지 않은 행동을 유발하기 위해 게임요소를 도입하고 있는데,

별점 매기기의 의미가 사실 모호함.

'무엇이 좋은 문제인가?' 그리고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이 별점 잘 받는 좋은 문제를 만드는 것인가?'라는 문제.

학생들은 친구들에게 문제를 낸다는 것 때문에 어려운 문제, 애매한 보기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커짐. 그런데 이것이 학습 요소와 관련없는 쟁점을 만들어 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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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런 척'하고 살아봤자 소용없다는 걸 너무 혹독하게 깨달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맨날 '안 그런 척' 하고 산다.


나도 그렇게 살면 되지, 하고 몇달 간 생각해왔다.


그런데 내 몸 힘들고 마음 힘드니 그게 안 된다.


나는 엄마처럼은 못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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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는 어제 끝났지만 학교 보충 수업은 오늘까지 쉬는 날이다.
그런고로 오늘은 절대절대 출근하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 반 학생 두 명의 일로 학교에 나왔다.
분명 내가 오늘은 출근하는 날이 아니라고 말했는데도 A는 '수요일에 언제 오면 되느냐'고 문자를 보냈고
분명 내가 오늘은 학교가 운영하지 않는 날이라고 말했는데도 B는 '제발 무용 연습하게 해달라'고 전화를 했다.

위에 쓴 말투에 담긴 저 아름답지 않은 감정들이 학생들의 요구를 받을 때의 내 1차적인 감정이다.
그렇지만 무거워진 엉덩이를 끙차,하고 일으키며 '나는 이 일을 하라고 돈을 받고 있는거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대충 그런 1차적인 감정을 달래고 학교에 나오는 것,
'내가 월급을 받는 것은 이런 일을 하는 댓가이지'라고 되뇌면서 하기 싫은 일들을 하나씩 해치우는 것,
그게 요즘 선생질을 하는 내 모습이다.

학생들과 관련한 일은 간단한 일들로 금세 끝나고,
나는 집에서든 어디에서든 처리했어야 하는 일들이 사실 산처럼 쌓여있는데도 
또 웹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요런 자료를 스크랩 하신 분의 글을 보고 너무 재미가 났다.
http://db.history.go.kr/url.jsp?ID=ma_15_006_0100

저 글에 담긴 선생들의 모습을 보고 나니 오늘날 나의 증세는 그리 새롭지도 않다.
선생이라는 족속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게으르고 건방진 인생관을 가진 족속들이 아니었을까?
제 손발을 움직여 필요한 것들을 생산할 생각은 않고
어디서 주워들은 것들을 지껄이며 잘난 척하고 잔소리하는 것으로 먹고 사는 인간들이라니,

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일 하자.
내가 월급을 받는 것은... 중얼중얼.
AND


일년 동안 고3 담임하느라 머리에 똥만 찼다,고 개탄하면서도
아예 머리가 똥이 되어버렸는지, 인권연수 준비하는 것도 이젠 조금 지치고, 재미없고, 그러던 와중이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하고 연수에 들어갔다.
이틀 지난 후 감상은?

인권 만세다.
꾸준히 공부하고 싶어졌다.
반했어요, 인권.
이 마음,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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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연수 메모

<류은숙샘 강연중>

인권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오해하는 두 가지 함정 
1. Rights Talk
입만 열면 권리 타령인 기득권자들의 권세와 이익 추구와 인권은 다르다.
2. 인권무용론
인권이 밥주냐? 주거권이 있다지만 집을 주는 것도 아니지 않냐? 인권 그거 어따 써먹냐?는 논리
그러나 인권은 현금인출기가 아니다. 흥부가 박타는 것처럼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 인권이라 믿고 있다가 안 나오면 무용론의 함정에 빠지는 오류를 범하지 말자.
인권은 '나의 인권을 존중받는 행동을 요구할 수 있는 정당한 힘'이고, 이것은 모두에게 주어져 있는 것이라는 점이 중요.

인권의 원칙
인권인지 반인권인지 애정남처럼 가려줄 수 없다. 예/아니오의 이분법을 거부하는 것이 인권의 원칙이다.
물 먹을래 콜라 먹을래?라는 질문에 저는 오렌지주스가 좋아요라고 말한 어린이. 이런 대안을 발언하는 것이 인권
우리 사회가 벗어나서는 안 되는 궤도로 삼을 수 있는 원칙을 정하는 것이 인권이지
구체적으로 벌금이 얼마고 벌점이 얼마인지 규칙을 정하는 것이 인권은 아니다. 

가장 큰 원칙은 인간 존엄성 dignity의 토대에서 인권의 원칙과 가치를 쌓아올리는 것
존엄하다는 것은 우리말로 뭐라고 할 수 있을까? '귀하다'
인간의 가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존재로 보는 것이 존엄성
과거의 인권론은 하나님에서 시작했지만 현대 인권론은 오로지 인간존재(not 능력)에 기반
dignity라는 말은 인류 역사에서 잘 쓰이지 않아왔다. 왜? 존귀한 자는 드물었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존엄성을 가진다.
개인의 성취와 업적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간가치를 매기지 말자는 것.

자유
서태지의 첫 광고 : 바쁜 스케쥴 사이로 벌러덩 누워 자유시간 먹으며 "자유가 별건가?" 외치던. 이거이거 소극적 자유
안치환의 노래 : 만인을 위해 싸울 때 나는 자유 이거이거 적극적 자유 그런데 부담스러워
그런데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자유를 여기면 내가 얻는 것도 적어질 수밖에.
우리 사회에서의 자유 : 선택의 자유, 간섭받지 않을 자유 등. 요거 다 소극적 자유. 함정. 이것을 자유라고 이해하면 평등과 부딪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실은, 평등할수록 자유롭다, 평등할수록 다양해진다.

평등
노스페이스 계급 이슈의 대안은 학교에서 노스페이스를 금지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개성있게 입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결국 소극적 자유는 소극적 평등(기회의 평등)과 통하게 된다.
출발선을 조정한다는 기회의 평등 조치는 착시현상을 불러온다. - 이 사회의 경쟁의 룰은 공정하다는 착시현상.
그런데 아니다.
자기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는 특정한 룰을 강조한다면? 요거야말로 중대한 간섭 아닌가. 
달리기 능력으로만 사람을 평가한다면? (아 이때 나도 정말 아찔했음)

연대
연대라는 이름은 교육과정에서 도통 찾아볼 수 없게된 이름.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며 도무지 겪어볼 수도 없게되어버린 것.
연대의 한자 의미는 끈.
미국에서 일어난 집단강간사건. 바로 옆방에 40명이 파티중이었고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 40명이 피해자를 돕지 않은 것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물을수도 없는 것이 간섭하지 말자는 논리
여기에 비해, 영국 다이애너비가 죽었을 때 사진만 찍고 달아났던 파파라치들을 두고 사마리아인법이 등장했던 것을 생각해봐야.
타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자유가 바로 연대.
그리고 이것이 적극적 자유.
연대는 패거리주의와 다르다.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연대. 그렇지 않으면 패거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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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주워들은 자료들

인권활동가이면서 화가인 댄 존스 (사랑방에 걸려있는 그림이 댄 존스 그림이라고)
영화 <붕대클럽>으로 하는 수업
(붕대클럽 영화보기, 영화학습지, 모둠활동(붕대클럽 사연받아 공감가는 사연에 대해 붕대감아 이미지 만들기, 해주고 싶은 이야기 쓰기), 사진 공유하기, 소감문 쓰기) - 동아리 축제 행사로 해보고 싶어졌음
토론시간에 '반론하기'만 해보기 (반론하고 싶은 사회적 주장들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장점이 ..)
책 <레알청춘> <이어달리기>
영상 <인간의 두 얼굴> <학교란 무엇인가-칭찬의 역효과>
영화 <세 얼간이> 
AND


한번 다시 써보려구요.
 
AND



1. 최인자 교수 현대소설 교육론
- 한줄 요약 : 소설은 처음 상태에서 나중 상태로의 변화, 그 중심에 핵사건과 위성사건이 있다.

- '수난이대'의 외다리 결말은 '극복'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슬픔'이라고 해석해야 하지 않나?
   '소나기'에서 소녀는 정말 소년을 사랑했나?
- 소설의 본질은 1) 삶의 총체성과 애매모호함, 복합성에 대한 탐색이다.(선악구분 모호) 2)타자이해, 무수한 '되어보기'
   소설의 중층적 서사 세계 : 현실 세계(실존의 세계) - 가능 세계(믿음, 욕망, 인식, 당위)의 충돌.
   이를테면 '복덕방'에서 현실과 '투자하면 돈 벌거다'는 생각의 충돌.  
- 서사는 연대기가 아니다. 서사적 사고는 논증적 사고도 아니다.
  서사적 사고는 상황의존적(이해할 수 없는 것도 이해하게 만드는 힘), 특수한 사실들의 레고식 사유(일탈, 불륜, 변형, 사건들), 주관적(이야기하는 사람의 욕망이 담긴..), 개연성 추구의 특징이 있다. / 논증적 사고는 탈맥락적이고 일반적, 객관적.
-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도식은 플롯의 이해를 돕지 못한다.
- <복덕방> 읽기
주변화된 노인들이 근대적 욕망을 가짐 ----------------> 근대적 욕망을 버림(장례식장 나옴)
핵사건 : 박희완 영감과의 사건(투자-실패), 자살+안경화에 의해 자살의 사회적 의미가 알려지지 않음으로서 사회적으로도 죽음 
- <사랑손님과 어머니> 읽기
아버지 없음 -----------------------------------------> 아버지의 재상실
핵사건 : 가짜아버지의 등장. - 이것을 가로막는 '인습'에 대한 반기
신뢰할수 없는 화자에 대하여 :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에게 옥희는 더 이상 '어린이화자'뿐이지 않음.
- <치숙> 읽기 : '현실주의자'의 '명분론에 빠져 있는 무기력한 사람'에 대한 비판
- 자기소개서 쓰기에 '서사적 사고력' 이용하기. 자신의 '핵사건' 찾기.

2. 송승훈 선생님 독서교육
- 책 고르는 기준은 1)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책 2) 그 중에서 학생이 잘 소화하는 책. 여러 선생님이 함께 독서목록을 공유하는게 좋다.
- 서평쓰는 요령 :
 한두달은 읽기만 하고, 중간고사 끝나고 A4 한장에 책에서 인상깊은 것 다섯가지 골라서 세줄씩 쓰기 진행
그 다음시간엔 책과 관련된 현실 속 이야기 세 가지를 세줄씩 쓰기 진행, 그 다음시간에는 책과 관련된 자기 경험을 일곱줄씩 두가지 쓰기 진행(본것과 친구의 경험 등 포함하라고 알려줌) 이것을 재료로 삼아 서평쓰기
그러면 레고조각 열개가 나옴. 이 중에서 네 가지를 뽑아 예쁜 흐름 만들기. 흐름이 괜찮은 것을 찾아서 한쪽씩 쓰라고 시킴. 그리고 머리말 반쪽을 쓰고 꼬리말 반쪽을 쓰면 다섯장 서평 가능해짐. 보통 서평에 두달쯤 걸림. 
그리고 고쳐쓰기를 지도함. 반드시. 못하는 학생이 다시 쓰는 것이 더 성장하게 된다.
세명씩 불러서 십분간 대화하며 고쳐줌. 한명 가르칠 동안 두명은 어깨너머로 배운다.
한명을 한두쪽씩 봐줌. 마주 앉아 고쳐쓰고 쓴 글을 다시 써야 실력이 올라간다.
반별로 상호평가 함. 잘된 부분과 이상한 부분 표시하기 시킴.
- 독서 노트 문구는 스스로 쓰게 시킨다 : <~~~>한 '~~'를 읽고 ~~~라는 생각을 해서 ~~~하게 되었다
- 시 경험 쓰기 4차시 활동
1차시 : 도서관에서 시집 널어놓고 골라 읽게 함 -> 못 읽는 애는 쉬운 시도 권해주면서 20분을 보냄
친구의 얼굴을 보고 떠오르는 구절 써서 발표하게 시킴.
2차시 : 똑같이 한번 더 하고, 담임 선생님과 연관된 시 구절 쓰기 발표하도록 함.
3차시 : 인생경험과 연관된 시 두편을 고르게 함. 한편을 골라 반쪽에 자기 인생을 쓰도록 함.
4차시 : 못다한 것 마무리하기.
- 서평 점수 매기기는 잘함/보통/못함 세 등급으로 나누고 분량미달, 안냄 두 등급을 추가해서 5등급으로 평가함.
경계에 있는 글은 평소 태도를 보고 매김

3. 안석재 선생님 현대문학 수업
교사는 작품 감상시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실적 이해 질문, 추론적 이해 질문, 비판적 이해 질문.
시 읽기는 독백과 엿듣기이다. (부부싸움은 희곡, 싸움구경 후 전달은 소설, 싸움한 아주머니의 한탄독백은 시)
안석재 샘 프린트 좋으니 참고하자.
4. 홍용표 선생님 현대문학 수업
사진으로 시 만나기 좋음! 피피티 참고하기. (소설이 영화라면 시는 사진이다)
다시 꽃으로 태어나 - 위안부 영상 좋음
기륭전자 지식채널 좋음
소설에 대한 정보, 읽은 기간, 해석 줄거리를 왼쪽에, 자기 감상을 오른쪽에 적는 노트 수행평가.
소설을 UCC로 만들기 수행평가
성심여고 자료 다운 받앗음. 찾아볼것.
5. 반 분위기를 개선하는 긍정적 가치 찾기 수업 
디스커버 - 드림 - 디자인 - 데스티니 과정 밟기
우선 발견하기 : 가장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 감사하게 생각했던 순간, 행복했던 순간, 보람있었던 순간 각자 생각해서 쓰고, 각 조에서는 네 개 중 하나 키워드 정하기. 인터뷰이가 다른 조의  키워드 순간 물어보러 취재하러 간 후 돌아와서 공유 - 감사의 키워드, 행복의 키워드 등 찾아 발표하기. 그럼 모두가 공유하게 됨.
꿈꾸기 : 이러면 좋겠다 싶은 것들 상상해서 쓰기 - 그리기. 그림으로 발표
디자인 : 구체적인 방안 짜서 쓰기 - 발표하기
데스티니 : 실천 과제 도출 : 실행계획서 만들기.
6. 강용철 선생님 국어과 수업 기술. (쌤 이메일 yongchury@hanmail.net)
1) 핀란드의 글쓰기 치유 수업 
열명의 아이들 컴퓨터에 나란히 앉기 - 첫 문장제시 - 각자 자유롭게 글쓰기 
자리 바꿔 이어서 글쓰기.
팁 : 앞사람 글 읽을 시간을 충분히 주기, 8,9,10차례에서는 마무리를 하도록 지도할 것
공책 돌리기와 자리 옮기기는 효과가 다릅니다.
2) 씽크와이즈 : 마인드맵 프로그램인데 좋아요, 학교에 구매를 요청하세요.
3) 전시학습 확인방법 : 한명씩 오늘의 전문가가 되어 일일교사의 역할로 전시학습 정리하기. 첫타자를 조율할 것.
4) 수업 내용 정리는 짝꿍과 말하기가 좋아요.
5) 줌잇 검색해서 다운받기. (한글파일로 받으세요) 화면 확대 및 빨간박스 사용 유용. 타이머 기능도 유용함.
6) 알툴바 온라인 업데이트하세요 :
마우스 액션 좋고, 시프트 두번 누르면 검색창 뜹니다. 캡쳐에서 나머지 퍼가기 하면 플래시도 저장 가능.
7) 동영상 간단 편집 : 알씨->목록보기->창의 사진을 아래로 내리기하면 영상 됨. 음악 고를수 있고 자막 삽입 가능.
7. 이형빈 샘 수행평가 : 수행평가는 과정 중심의 질적 평가를 여는 열쇠다.
8. 구본관 선생님 문법교육론 (교재 참고할 것)
모음조화의 의미차이는 모음추이를 보면 알 수 있다.
푸르다와 파랗다의 통시적 고찰
부엌과 정지와 주방과 언어문화
세종은 중국의 소리에 가까운 한자음을 원했다. 그래서 동국정운도 만들고. 한마디로 아륀지!
훈민정음 제자 원리.
죽음과 주검 - 맞춤법은 원리로 이해해야 함.
9. 박재현 선생님 말하기듣기 교육론
긍정적 피드백은 사람을 칭찬하고, 부정적 피드백은 행동, 결과를 지적할 것.
샌드위치 피드백이 좋아요. 긍정/부정/긍정 순서로 피드백하기.
10. 김대행 선생님
"학교나 교육청에서 뭘 시킬 때 '교육적'이라는 말이 세 번 이상 나오면 비교육적 음모를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오크쇼트는 이런 말을 했다- 인산의 삶은 역사적이다.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사람의 눈은 미래를 향해 있다. 그러나 그가 휠체어를 타고 있다면, 그 눈은 과거에 의해 지배된다.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길을 볼 것이다. 이게 '아는 만큼 본다'는 거다."
11. 류선옥 선생님 세다토론 수업
입론의 구성 
1_용어의 개념을 정의하고 2_논제의 시의적절성을 논하고 3_찬반입장을 표명하고 4_쟁점을 제시,3개가 적절함 5_다양한 관점에서 쟁점을 제시할 것,경제적,사회적,...
교차조사의 요령
반박을 위한 사전조사임. 첫번째 질문은 사실확인질문으로 (예아니오) 처음부터 끝까지 예스노퀘스천은 별로. 두번째 세번째로 가면서 확장된 질문으로 가야함. 교차조사의 목적은 반박임.
반드시 상대방의 논리에 근거해서 할것. 듣기를 강조함.
아이들이 지도안 스스로 짜도록 시키기
- 스스로 작품을 골라서 원하는 작품의 지도안을 짜기. 교사가 모아서 고쳐서 작성해서 수업. 블로그에 올리기.
구술면접의 요령. 내용을 세 가지 준비하되 관심있는 것부터 말할 것. 끝날 때 마지막으로 간단히 정리.
독서토론은 읽기 - 발제문 쓰기 - 이야기하기 - 글쓰기의 순서로 진행한다.
디베이트의 4단계
논제 제시(자료 찾기) - 비판적 읽기(자신의 논리 세우기) - 상대방 논리 듣기(대응해서 말하기) - 자신의 주장을 글로 쓰기로 지도
포럼 연극 -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토론
번개 토론 - 생각나는 대로 스피디 하게 진행하기. 한 사람이 메모하기 혹은 교사가 분류해서 단어 적기.
칭찬은 즉각적으로할 것.
책 '경청의 힘', '피드백이야기' 읽기
류선옥 샘 블로그 blog.naver.com/debateryusun
메일 debate21@hanmail.net
cafe.naver.com/sangilsoda
캠코더 찍어서 보여주기
분단활동 시켜놓고 가서 듣기 말고 질문 들어올때까지 기다리기 
'얍'으로 정리하도록 시키면 다른조까지 완료를 빨리 할 수 있음
대표 발표를 가위바위보로 정하지 말 것 ->사랑의 작대기로 정하는 것이 좋다
신호등으로 여론 조사 후 -> 토론 후 재조사하기
봄 가을에 토론의 실제 연수 있으니 와서 들으세요
12. 이규철 선생님 협동 학습
꼬마출석부 만들기로 분단 친해지기 - 쪽지에 질문 대답 적어서 짝꿍 인터뷰, 분단에서 공유, 반으로 공유
'가고 싶은 대학' '나의 애장품', '인상깊은 국어수업' 질문 포함하면 좋음
모둠 숫자는 네명이 가장 좋음
스티커 강화는 초반에 쓰다가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 외재적 동기를 내재적 동기로 옮길 수 있음
협동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관계맺기. 포토스탠딩, 풍선놀이 등으로 시간 투자 할 것 
한 모둠을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여러 모둠을 동시에 보는 것보다 좋다
TGT 모형 : 모둠내 개인별 과제를 분담하도록 하고, 개별학습(자료읽기)후 모둠에서 문제 출제 및 퀴즈내도록 하기. 서술형 2문제 객관식 2개. 1문제씩 먼저 하기.그 후 모둠간 대항. 칭찬이끼리, 기록이끼리. 이 안에서 토론 정리
(A4용지 8등분해서 출제자, 역할(이끔이..), 문제쓰고 뒷장에 출제근거를 쓸 것)
모둠별 화이트보드를 주고 모의고사 문제 바꿔보기. 포스트잇을 이용할 것.  
DAUM의 행복한수업만들기 카페 가볼것.
소설 수업에서, 단어 열두개를 줄거리에서 주고 돌아가면서 고르고 문장 만들기 시켜서 이야기하기.(줄거리 예측하기의 역할)
13. 서진석 선생님의 쓰기지도 수업
클래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영화보기
모둠일기보다 개인일기 쓰기
글쓰기 주제 : 성적표 가정통신, 친구에게 듣기 싫은 말
1년후의 나에게 편지 쓰기(종업식날 다 모아서주기),
cafe.daum.net/guerrillateacher
14. 김영미 선생님 시 수업
시교육에서 언어의 외연 문제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완전 신기함. 교재 찾아볼 것.
15. 김종철 선생님 고전 문학 수업
향가'우적가' 분석 
향가는 불려지던 노래다/향가는 직흥적이다/노래의 영향력/'도둑'문제의 해결방법 - 도둑에 대한 전통적 관점은 도적도 원래 양민이다, 특정한 계기를 만나면 도적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문학작품을 만나 삶의 고민을 해결하던 모습임
토끼전의 이본 내용
토끼가 용왕에게 간 가지러 갔다올 동안 자라탕 먹으라고 임금에게 귀띔함
위험해진 자라가 토끼에게 사정하자 토끼는 자라의 부인의 수청을 요구함
결국 자라 부인이 토끼를 사랑하게 됨
하룻밤을 보낸 후 토끼는 육지로 돌아가고 자라는 돌아갈 곳이 없어진 것.
망명해서 그 후손이 남생이.
자라부인은 상사병에 걸려 죽고 용궁에서는 열녀문을 세워줌
자라 용왕 결국 다 죽음
근대의 관점에서 높이 평가받는 소설이 춘향전, 허생전이고
당대의 관점에서 인기 끌었던 소설은 구운몽, 숙향전이다. 그래서 구운몽이 그림으로 남은 병풍도 가장 많음.
상여에 진채봉, 난양공주 이름도 새겨져 있음.
심봉사는 왜 눈을 떴을까? 가족의 소중함. 딸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아닐까
구운몽의 '어제 성진과 소유는 어니는 진짓 꿈이요 어니는 꿈이 아니뇨?'의 의미
장자의 '제물론'에서 '제'는 물론(모든 논쟁)을 '제' 가지런히 한다는 의미.
내가 지금 인간으로 사니 최고인줄 알고 사고하는 주체인줄 알지만, 존재는 다른 존재로 전화될 수 있다. (물화) 그러므로 나비도 실체고 장자도 실체다. 애벌레도 실체고 나비도 실체이듯이. 
그러므로 양소유도 참이고 성진도 참이다. 이것이 육관대사의 뜻.
성진은 양소유의 실체를 안고 가야 하는 것. 다음 단계로. 양소유의 삶은 평생 성진의 화두가 되는 것.
무한 부정임. 두 시공에 동일한 실체가 있을 수 있고, 현실에서의 모든 왈가왈부는 다 쓸모없다.
16. 매체 수업
한글
상용구 사용하기 ALT+I(아이) , 컨트롤 F3에서 확인가능
원문자 편하게 사용하기 블록잡아 상용구 등록. 숫자1로.
포토샵 
클론스탬프툴로 지우기.
PPT
배경을 모두 같게 만들려면 슬라이드 마스터에서 슬라이드 전체 틀 만들기. (하고 나서 반드시 위의 슬라이드 마스터 탭으로 가서 닫아야 함)
폰트도 함께 저장하려면 다른이름으로 저장->도구->저장옵션에서 맨 아래 파일의 글꼴 포함, 프리젠테이션에 사용되는 문자만.
플래시 파일 연결하려면 파워포인트 파일->옵션->리본 사용자 지정->개발도구 탭 체크
개발도구컨트롤->기타콘트롤->망치모양->샥웨이브 플래시오브젝트->확인
마우스로 구역지정하면 들어감.
오른쪽마우스->속성->무비에 파일이름 지정.(파일이름복사.swf)
무비메이커 
폴더에서 끌어서 파일 가져와서 뒷부분 자르고 또 자르기. 
페이드인 만들려면 동영상 편집->비디오효과보기->검정에서 페이드인 선택->끌어다 영상에다
두개 연결하기 동영상편집-> 비디오 전환 보기->끌어다놓기
버츄얼덥 내용도 있음
 
 
IR, 동아리 아이들과 한국현대문학관 가기 
AND




연주와 주노의 그날 이후
- 섹스하는 십대들에게 필요한 어른들

두리번 


그 날 이후 
 
어느 가을날 오후, 연주(가명)는 남자친구를 집으로 불렀다. 부모님이 안 계신 가운데 오붓한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은,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해먹고, 그리고, 섹스도 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관계를 가지는 도중에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그 순간 이후로 연주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다. 연주는 아직,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본 장면이 강간이었다고 ‘믿고 싶었던’ 아버지는 그 장면을 목격하자마자 재빠르게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날 바로 상대 남학생의 학교로 전화를 넣어 사랑하는 자신의 딸을 강간한 남학생을 당장 처벌하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그 자식이 콘돔까지 가지고 있었다’며 아버지는 분노했다. 소식은 연주네 학교로도 전해졌다. 상대 남학생의 학교에서 전화를 한 것이다. 이 두 학생이 ‘사고를 쳤으니’, 우리는 우리대로 강력 처벌할 테니 당신네 학생은 당신들이 알아서 처벌하시라. 
 
연주네 학교도 난리가 났다. 그동안, 쉬쉬해 가며 남자친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혹은 임신중절을 하게 되는 학생들의 사전 사후에 대한 이러저러한 조치들을 해 주는 일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공식적으로 처벌을 요구받은 것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선생님들은 이 일에 대해 연주에게 벌을 주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헷갈려했다. 당연히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과 개인적 상담으로 끝나면 될 일이라는 의견이 맞섰다. 징계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상담으로 끝날 일이라고 미루었고 상담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이젠 더 이상 이런 일들을 상담으로 쉬쉬하고 끝내지 않겠다고, 이제는 따끔히 다스려 부적절한 행동을 근절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두 부서가 핑퐁 치듯 사건을 주고받는 동안 연주에 대한 소문은 점점 퍼져나갔다. 
 
연주는 상담 선생님 앞에서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다 털어놓을 것을 요구받았다. ‘학생이 어떻게 이런 짓을’이라고 하며 꾸짖는 상담 선생님 앞에서 연주는 ‘그래서 그동안 참아왔다’고 항변했다. 연주는 고3이었지만 연주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학교에서 결정나기 전까지는 며칠간 수업도 들을 수 없었다. 
 
일은 상담 쪽으로 수습되는 듯하더니 다시 징계 쪽으로 기울었다. 연주 아버지가 ‘애가 이 지경이 되는 동안 학교는 대체 뭐 하는 거냐’고 항의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그렇게 요구한다면 강하게 지도하자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어, 연주의 사건을 놓고 선도위원회가 열렸다. 선도위원회에서는 다시 한번 연주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브리핑되었다. 더 많은 선생님들이 연주의 일을 알게 되었다. ‘다 큰 애들 둘이서 결정한 일인데 뭐가 문제냐’는 의견과 ‘그렇다고 이 일을 학교에서 내버려 두라는 말이냐’는 의견이 대립하다가 결국은 벌을 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연주는 한 달 간의 사회봉사 처분을 받았다. 고3임을 고려해서 수능 시험이 끝나고 봉사를 하라는 배려가 뒤따랐다. 


무능해서 무서운 어른들
 
서너 달만 있으면 스무 살이 되는 나이였던 연주는 단지 열아홉이고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모든 일들을 고스란히 당하고만 있어야 했다. 연주를 사랑했던 연주의 아버지는 결국 연주를 학교에서 손가락질 받는 아이로 만들었고 징계 학생으로 만들었다. 연주를 교육하려던 선생님들은 그저 어른이라는 이유로 책임감에 대해, 신중함에 대해 한 마디씩 훈계했으나 연주가 이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과정에서 연주를 ‘위한다는’, 혹은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벌어진 연주에 대한 인권침해에 대해서 구구절절이 논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연주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고 상상해 본다. 어른들은 참, ‘무능해서 무섭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몇 년 전 한국에도 소개된 미국 영화 주노(JUNO)에는 임신한 여고생 주노의 이야기가 나온다. 주노는 무척 망설이다가 부모에게 임신 사실을 말하지만 부모들은 애써 여유 있게 상황에 대응한다. 주노가 없는 데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는 하지만, 주노 앞에서는 놀라지 않은 척 행동하며 아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주노 스스로 결정하도록 맡겨둔다. 주노는 아기를 낳기로 결정하고 배가 부른 몸으로 학교도 아무렇지 않게 다닌다. 부모는 주노가 아기를 입양시키기로 한 집으로 함께 찾아가 주고, 주노와 아무렇지 않게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주고 받으며 주노의 임신과 출산을 케어한다. 
 
연주가 만난 어른들과 주노가 만난 어른들 중, 누가 더 책임감 있게 사건을 해결한 사람인가? 누가 더 신중하고 어른답게 행동한 사람인가? 만약 연주가 주노와 같은 부모와 학교를 만났다면 아마 연주의 그날 저녁 이후의 나날들이 그렇게 끔찍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연주의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연주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책임감’이라든지 ‘신중함’이라든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더 잘 배우게 되었을 수도 있다.
 

어른답게 인정하기
 
어떤 어른들은 ‘서양애들’과 우리는 다르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다른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의 태도이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인정하고 받아들이느냐, 애써 부정하느냐의 차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은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어린 나이에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자료는 이미 여러 번 보도되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현실을 보면서도 눈 감고 있다. 먼 나라 이야기라고, 그리고 혹시 남들 다 그렇더라도 우리 아이만은 아닐 거라고 믿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애써 부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청소년들의 풋풋한 첫사랑은 ‘순수하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학교라는 공간이 순결한 학생들의 낭만적인 배움의 공간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허구다. 여학생들은 남선생님을 보며 ‘섹시하다’고 부르짖기도 하고, 남학생들은 여선생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사귀자’고 하기도 한다. 학교를 배정받으면 학생들은 ‘그 학교 레즈 있나요?’하는 질문을 네이버 지식인에 올리고, 어두운 곳에서 서로의 사생활 정보를 주고 받는 여학생들은 누군가를 ‘걸레’로 낙인찍기도 한다. 남학생들은 ‘여자 따먹는 법’을 주고 받으며 권력 관계에서의 우위를 장악해 나간다. 이건, 새로운 현상도 아니다. 이 정도는 학교 생활의 고전적 레퍼토리 아니던가. 
 
2차 성징이라는 왕성한 몸의 변화를 겪는 청소년들에게서 섹슈얼리티를 제거하려는 모든 시도는 개인에 대한 인권 침해일 뿐더러 가능하지도 않은 시도이다. 이 시기에 가지게 되는 몸에 대한 호기심과 성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님을, 그러므로 연애 관계를 맺게 되는 청소년들이 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학교는 섹슈얼한 공간이고 청소년들은 하나의 성적 주체라는 것을, 쿨하게 인정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의 무능함이 청소년들을 망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가 정말 안타까워해야 하는 것은 콘돔을 사용한 연주가 아니라 연주가 ‘참는’ 동안 그 고민을 함께 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던 우리들이다. 우리가 씁쓸해 해야 하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성관계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아직도 ‘걸레’라고 손가락질 하는 문화, ‘여자 따먹는 법’을 주고 받는 문화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최대한 미룰 것인가’가 아니라 바람직한 성 의식을 갖게 하기 위한 성교육의 내용과 방법이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내려버리는 성급한 판단은, 때로는 무서운 결과를 낳는다.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성을, 자연스럽고 건강한 것이라고, 살아있는 증거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여유와 지혜를 호기롭게 가져보자. 어른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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