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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01 학부모님께 2



오늘, 3월 첫날을 어떻게 보낼지 이야기하는 선생님들과의 모임에 갔다가,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일을 다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매년 해 오기는 했지만 별 의미를 느끼지 못해 올해는 하지 말까 싶었었는데,
생각해 보니 매년 보냈던 편지는 내 이야기가 아니었다. 

고3을 맡아 여느때보다 부담이 되는 때,
그냥 솔직하게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드러내는 일부터 시작하면
서로 오해도 적고 기대 수준도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 것. 

아래는 
편지를 쓰다가, 너무 과격한가 싶어서 삭제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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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고3 학생들을 처음으로 맡게 되었지만 이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꿈과 목표를 찾는 일을 도와주는 일은 잘 할 수 있습니다. 저 자신부터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했었기 때문에 꿈과 목표를 찾는 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이것을 찾기 위해 학생을 상담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안내하는 일을 열심히 할 것입니다. 
또 저는 학생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도록 격려하는 일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담임으로서 저는 학생들을 질책하기보다는 장점을 찾아 격려하는 일에 더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질책과 꾸중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사람을 움직이는 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마음 깊이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학생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는지 안내해 주는 일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저 스스로가 외부의 힘을 빌지 않고 스스로의 계획과 실천에 따라 수험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이렇게 노력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최근 바뀌고 있는 입시 제도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들에 대해서도 제가 3학년 담임 교사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들을 최선을 다해 안내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수능 성적이 5등급인 학생을 2등급이 되도록 만들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 또, 자신의 실력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도록 눈치 작전을 잘 쓰는 일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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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보낼 완성 버전은 여기




다시 읽어보니, 
너무 많은 약속을 한 것 같아 걱정이네. 
동그라미 1, 2, 3번은 내일 아예 삭제할지도 모르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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