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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4 영화로 배우는 여성주의 연수 첫 날


'놈에게 복수하는 법'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영화를 만드신 최미경 감독님을 만나는 날.

학교서 늦게 끝나서, 너무 늦게 도착했어요. 그래서 안타깝게도 영화를 보는 귀중한 기회는 놓쳤습니다.

그렇지만 발랄하고도 에너지 넘치는 감독님의 말씀이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발언들을 좀 적어볼게요.


"함께 일하는 영화계 사람 중 하나가 코미디언 김지선을 두고 이런 말을 하더라.

'어휴, 애를 저렇게 많이 낳다니 김지선은 좀 밝히나봐' 

내가 기가 막혀서 그게 무슨 말이냐, 이건 언어적 성희롱이나 다름없다고 했더니

내가 처녀라서 그런다고 손가락질 하더라."


"내가 당했던 성폭력 피해에 대해서 여자 친구들에게 큰 맘 먹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어, 걔 그럴 애가 아닌데'라고 하거나 그냥 듣고만 있더라.

나는 속으로 '나는 그럼 그럴 년인가?' 싶었다. 

같이 화내고 같이 싸우려 하지 않고 그냥 듣고만 있었던 친구들도 너무 서운했다."


"용서의 기준은 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가해자들은 스스로, '이만큼 했으니 됐다'고 결정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우리는, 자신이 입은 성폭력 피해에 대해서 문제제기하고서도, 스스로 자책을 먼저 하게 된다."


"사실 우리 여자들은 너무 약하게 자라서, 따귀도 제대로 때릴 줄 모른다.

가해자를 만나도 따귀 하나 제대로 못 때리는 경우도 많다.

내 충고는, '일단 가해자 만나자 마자 때리라'는 거다. 한참 이야기 나누다가는 도저히 때릴 수가 없게 된다." 


"나는 성폭력 피해의 치유 과정에 대해, '치유'라는 말보다는 '성찰'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치유는 왠지 약한 느낌이라 싫다. 

무척 오래걸리는 과정이고, 물론 상처가 있고 그것이 아무는 과정이 일어나지만,

그런 시간도 다 나를 위한 경험이고, 시간이고, 나를 찾는 싸움의 과정이다.

성폭력 피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찰하고, 성숙하고, 더 강해졌다."


무척 발랄하면서도 멋지고 씩씩한 기운이 전해지시나요?


아래 링크는 감독님 영화를 소개하고 인터뷰한 기사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클릭해서 읽어보셔요~!! 


http://www2.mhj21.com/sub_read.html?uid=28032&section=sect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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