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걷기 | 2 ARTICLE FOUND

  1. 2010.10.17 인천, 골목길 산책 1
  2. 2010.10.15 걷기 2





가을
반짝이는 맑은 날
인천
바다냄새 섞인 부드러운 바람

맥아더의 귀신들이 지금도 진을 치고 있는 자유공원
전원주택처럼 '작정하고 예쁘게' 지은 집들
100년 동안 사연이 쌓이고 쌓였을 오래된 집들, 골목들, 교회들
'명동백작'이나 '경성스캔들' 같은 드라마에서 튀어나올 법한 오래된 가게들
삐까뻔쩍하지만 텅 비어 있는 아트플랫폼의 이물감
뻥 좀 쳐서 수백명이 먹으려고 줄 서 있던 신포시장 닭강정
스테인드글라스가, 저렇게 예쁜 거였나? 싶었던 답동성당
텅빈 골목과 가로등의 불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움
벽에 붙여진 전단지, 안내문, 간판 하나하나가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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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골목길'의 아름다움을 그린 지식채널E 영상.
'서울, 골목길 풍경'이라는 책도 읽어보고,
삼선동, 한남동, 이태원동, 북아현동, 서계동,,,, 하는 동네들도 다 가봐야지.






AND

걷기

카테고리 없음 2010. 10. 15. 00:31


목하 유행인 걷기 열풍 때문인지, 걷기에 참 좋은 요즘 날씨 때문인지,
나도 요즘 걷기에 푹 빠져서 자주 걷고 있다.

월요일엔 어른이 밥을 사주시는 자리에 가서 고기를 너무 많이 집어먹은 것 같아서
전철을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집까지 걸어왔는데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뭔가 기력이 남는 느낌이라 바로 옷을 갈아 입고 동네 초등학교로 나가 한참 또 걷다 왔다.

수요일에도 전철을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집까지 걸어왔고,
뭔가 미진한 느낌이었지만 너무 늦어서 그냥 쉬었다.

오늘(목요일)은 같은 방향에 사시는 선생님이 차로 데려다주셨는데
늘 데려다주시는 지점인, 집보다 세 정거장 전에 내려주셔서,
내친김에 거기서부터도 한번 걸어봤다.

걷다 보면, 
처음에는 자세가 제대로 안 잡혀서 이렇게 저렇게 자세를 조금씩 바꾸면서 걷는다.
그러다가 가장 편안하고 효율적인 자세를 찾게 된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어깨를 내리고, 허리와 목을 잘 세우고, 
그리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걷는 것이다.
편안하고 효율적인 자세를 찾게 되면 속도가 붙는다.
걷다보면 점점 더 다리가 가벼워진다.
조금 있으면 땀도 난다. 
흥얼흥얼거리면서 걷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 
버스 두세 정거장 정도 되는 한적한 거리를 혼자 걸어서 등하교를 했었는데,
그때도, 타박타박 걸으며 노래를 불렀었다.
아는 노래란 노래는 모두 다, 큰소리로, 부르며 학교에 갔었다. 
그럼 지루하지 않았다.
무서운 걸 참거나, 지루한 걸 참을 때 지금도 나는 노래를 하나씩 부르곤 한다.

오늘은, 학교에서 있었던 켕기는 일들, 마음 쓰이는 일들을 생각하다보니 
절로 가락을 붙여 이렇게 흥얼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
"알게 뭐야~ 알게 뭐야~ 됐다 그래~ 됐다 그래~♪" 

걷다 보면 나처럼 걸어서 집에 가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앞에서 저만치 걷는 사람을 친구 삼아 걷고 있었는데, 먼저 다른 골목으로 빠지는 걸 보면서 인사를 하기도 하고.
뒤에서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가까워지는 걸 들으면서, 어떤 아가씨가 속도를 좀 내는군, 하면서 비켜주기도 하고. 
 
그렇게 타박타박 걷다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한 시간 걸렸다. 
무릎이 좀 아프긴 하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