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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1 일요일 4

일요일

카테고리 없음 2010. 4. 11. 23:44


눈이 일찍 떠졌다. 어제 일찍 잤기 때문이다.

설거지부터 했다. 어제 오래된 반찬들을 다 버려서 반찬통 수백개가 설거지 통에 있고 밥통의 솥이 거기 같이 있어서 밥을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설거지를 하고 밥을 안치고 빨래를 돌렸다. 빨래를 돌리면서 내 생애 최초의 진미 오징어채 볶음을 요리했다. 그 사이에 밥이 다 되어서 밥을 먹었다. 그러고 나니 빨래가 다 되었다. 빨래를 널었다. 빨래를 널고 나니 원래 걸려 있던 마른 빨래들이 바닥에 널려 있어서 그걸 개켰다. 그걸 개키고 나니 바닥에 먼지가 수북한 것이 보여서 청소기를 돌렸다. 밥을 먹으면서 어제 버린 반찬들보다 더 오래된 반찬들을 냉장고에서 발견했던 것이 생각나서 또 반찬을 버렸다. 다시 설거지가 한 가득 나와서 또 설거지를 했다.

아침에 너무 많은 일을 해서 허리가 다 아팠다. 누웠다.
누워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며 오늘은 반드시 밀린 일을 해야 한다는 결의를 나누었다.

그리고서는 컴퓨터를 켰다. 트위터를 켜니 또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눈과 허리가 아파서 눕는다는 게 티브이 앞에 누웠다. 세바퀴와 우결을 보다가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너무 눈이 아파서 지쳐서 누웠다. 잠이 오는 것 같아서 낮잠을 잤다. 창문을 열어 두었는데도 하나도 춥지도 않고 솔솔 바람이 불어들어오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자고 일어나니 일곱시가 다 되었다. 다시 아침에 통화한 친구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그 친구는 찌뿌둥한 몸을 풀러 찜질방에 갔다가 여섯 시간을 보내고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나는 까르르 웃으며 친구를 놀리고는 일어나서 티브이를 보면서 저녁을 먹었다. 보다 보니 계속 보게 되어 씻고 나니 열시였다.

앉아서 일을 시작했는데 아직 오분의 일도 다 못했다.
친구도 나도 아침의 결의는 하나도 지키지 못한 채 하루를 다 보냈다.

그래도 바람이 살랑대는 일요일 하루를 이렇게 집에서 온전히 쉬면서 보내니 기분이 좋다.
날씨가 좋으면 나가서 뭘 해야만 좋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집에서 빈둥대는 것도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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