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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자라나는, 하지만 아직 돌도 안 된 아기를 돌보고 키우면서, 장애아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평생 동안 아기를 키우는 부모가 된다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기들은 먹여줘야 하고, 입혀줘야 하고, 재워줘야 하고, 싼 것을 치워줘야 한다.
내 동생은 십년이 넘는 기간의 엄청난 부모의 노력과 정말 피나는 교육 끝에 혼자 옷 입을 수 있게 되었고, 혼자 화장실 가게 되었지만, 여전히 잠을 자연스럽게 청하지 못하고, 배변과 위생을 항상 부모가 신경 써야 하고, 밥 챙겨줘야 하고, 옷을 챙겨주어야 한다.
아기들은 침을 흘리고, 토하고, 쉬와 응가를 해도 챙피한 줄을 모른다. 언제였나, 근대 사회에서 '체액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들'은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한다고 들었다. 장애인들도 아기들처럼 쉬와 응가가 가진 의미를 모른다. 그렇지만 아기들은 '아기이기 때문에' 그래도 되는 것으로 사회에서 받아들여져 있고, 아기의 부모들은 침 흘리고 똥 싼 아기에 대해 크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 큰 장애인이 배변을 일반인처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장애인과 함께 있는 가족들은 엄청난 손가락질과 흘깃거림을 견뎌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 부모들은 여전히 아기와 같은 자식을 돌보지만 언젠가부터 사회에서 그들을 아기로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TV나 광고에 나오는 아기들은 예쁘게 웃거나 예쁘게 운다. 하지만 실제 아기들은 진절머리가 나도록 울어대기도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이유도 알 수가 없고,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내 동생도 마찬가지다.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면 주변에선 아주 견디기 어려운데, 나와 엄마는 저 아이가 왜 저러나, 머리가 이상해져서 소리를 지르나보다, 뭔가 아픈가보다, 괴로운가보다, 이상하다, 하면서 속수무책으로 그 시간들을 견디곤 했다. 아기를 키워보니 이제 알겠다. 아기의 상태에 있다면 그냥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아기가 폭력적이기도 하다는 건 정말 몰랐는데 그랬다. 우리 아기는 나를 날마다 할퀴고, 머리를 잡아뜯고, 손으로 두드리고, 때로는 발로 차듯이 건드린다. 내 동생도 그렇다. 내 동생이 보여주는 장애인으로서의 모습 중에 가장 힘들었던 폭력적인 모습도, 그냥 아기같은 것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