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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3을 맡으며
두립언
2013. 1. 8. 14:43
어찌어찌하다보니 3년째 고3을 맡게 된다.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담임도 맡게 될 테니 다가올 새학기의 운명도 빤하다.
작년, 재작년을 무척 고통스러웠던 것에 비해
지금 이렇게 또 고3을 맡게 된 것이 그리 괴롭지는 않다.
겪었던 일이니 또 겪어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럴 것이다.
또, 문제집 수업이 괴로웠는데 다행히 한 학기 동안은 교과서 수업을 하기로 했고
또 어렵게 생각하던 동료 문제도 조금은 완화될 것 같으니
올해는 좀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3년째 고3담임을 하다보니
자꾸만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반복해서 마음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뭔가 '대박'을 내는 입시 성과를 내서 짜잔,하고 남들한테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학생들한테 '이렇게 하면 대학 잘 간다'고 비법을 알려주면 애들이 뻑가겠지,하는 생각도 든다.
정신차려야겠다.
지난 2년간 배운 건
"수능은 1, 2등급 학생들에게 높은 성적을 주기 위해 나머지 학생들이 들러리되는 제도"라는 건데,
이런 현실에서 성공이니 대박이니 하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럼 뭘 이야기해야할까.
첫해에는 아무것도 몰랐으니 '그냥 같이 달리자'고 생각했다.
둘째 해에는 입시를 보는 눈이 생긴 반면 힘이 많이 빠져서 나 자신도 조금 우왕좌왕했다.
김 빠지게 만드는 선생님보다는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무엇을 이야기해야할지 잘 모르겠다.